LG화학 배터리 분사는 호재? 길게 보라는 증권가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0.09.1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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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전일(16일) 증시에서 LG화학 (402,000원 0.00%)이 전지사업부 분사설에 주가가 5% 이상 하락마감하면서 부정적 평가가 우세했던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분사가 LG화학 지분가치에 되레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17일 오전 9시1분 현재 LG화학은 전일 대비 3.64% 내린 66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보도를 통해 알려진 LG화학의 배터리 부문 분할설에 대해 시장 반응이 여전히 차갑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전일 증시에서도 LG화학은 오후 2시40분쯤까지만 해도 전일(15일) 종가 대비 보합권인 72만원선에서 거래되다 오후 3시를 넘어서면서부터는 68만원선으로 떨어진 후 5% 이상 하락한 68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 31만원 선이던 LG화학 주가가 올해 들어 70만원대 중반대까지 치솟은 배경에는 2차전지 대장주로서 가치가 부각된 만큼 분할 이슈가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전지사업부가 추후 상장하면 LG화학을 통해 전지사업부 가치를 향유해 오던 주주들에게 지분희석 등 부정적 효과가 우려된다는 점도 전일 시장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분할이 장기적으로 LG화학 주주들에게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는 (LG화학의 전지사업부 분할이) 악재보다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전지사업의 가치가 재평가받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LG화학보다 생산규모가 작은 중국 CATL의 시가총액이 78조원인 반면 LG화학은 48조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 연구원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CATL과 동일한 밸류에이션 기준을 적용할 때 LG화학의 전지사업 가치는 59조원에 이른다"며 "더욱이 물적 분할에는 2~3개월이 소요되는데 IPO는 그 이후에나 가능하고 그 때까지는 LG의 전지사업에 대한 가치는 LG화학에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FI(재무적 투자자) 유치 혹은 IPO(기업공개)를 진행할 경우 배터리 사업은 현재보다 높은 가치로 평가될 전망"이라며 "분사 전에는 석유화학 등 다수 사업부와 혼재돼 있을 경우 디스카운트 받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분사 후로는 CATL 등 글로벌 전지 기업과 직접 비교를 통해 제 가치가 반영될 수 있다"고 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현재 LG화학 주가에 내재돼 있는 배터리 가치는 중국 CATL 대비 58%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반면 기술력, 매출, 이익 성장성은 CATL보다 상당 폭 우위에 있어 시장 PER(주가이익비율)을 감안해도 저평가 돼 있다"고 했다. 또 "분사 후 배터리 사업가치 확대가 예상된다"며 "전기차 시장 성장성이 예상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선발 업체의 마진이 예상보다 강하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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