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좋을 순 없다"…한국노총, 민주당과 굳건해진 밀월관계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20.09.1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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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방문해 김동명 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방문해 김동명 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원래부터 정부·여당의 정책 파트너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었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입지가 약해진 상태에서 한국노총의 입김이 더 세지게 됐습니다."

한 노동계 인사의 발언이다. 여당과 한국노총 간의 관계가 다시 끈끈해지고 있다. 한국노총이 더불어민주당과 정책연대를 강화하는 등 보폭을 더욱 넓히고 있다.



한국노총 찾은 이낙연 대표…노동 공약 이행 약속
15일 노동계에 따르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을 공식 방문해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대표가 취임 후 노동계를 찾은 것은 한국노총이 처음이다.

이 대표의 이번 방문은 그간 민주당과 한국노총의 정책 협력관계를 보여준다는 게 노동계의 분석이다. 양측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노동존중실천단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노동존중실천단은 제조·공공·금융·운수물류의 부문별 위원회와 과제별 위원회의 2개 위원회로 구성됐다. 46명의 민주당 노동존중실천 의원들이 각 위원회의 책임 의원으로 활동한다.



이번 방문에서 노동존중실천단 활동이 구체화됐다. 김동명 위원장은 "노동존중실천 국회의원단이 정기국회 때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또 조만간 고위급정책협의회를 열어 정책협약 이행 사항을 점검하고 이행 시간표를 만들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빠른 시일 내에 한국노총과 정책협회의를 열어 노동공약들이 잘 이행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이행할 수 있는 것부터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노총과 달리 '1노총'인 민주노총과 이 대표와의 만남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 대표와의 만남이 얘기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노사정 협약식에서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정부위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문 대통령,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처음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사회적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상생 협력을 위한 의지를 표명하는 한편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사회적 협약을 도출한 노사정을 격려했다. (청와대 제공) 2020.7.28/뉴스1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노사정 협약식에서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정부위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문 대통령,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처음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사회적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상생 협력을 위한 의지를 표명하는 한편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사회적 협약을 도출한 노사정을 격려했다. (청와대 제공) 2020.7.28/뉴스1
한국노총, 정책 파트너 위상 쑥쑥…민주노총 차기 지도부 성향 관건
한국노총과 민주당의 긴밀한 정책 공조는 이전부터 계속돼왔다.

지난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한국노총을 직접 찾아 정책연대협약을 맺었고, 이들 중 대다수가 국정과제에 채택됐다. 당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문 후보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 및 노동희망본부 본부장으로 위촉됐다.

특히 한국노총은 2018년 출범한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출범 때부터 불참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경사노위 내에서 한국노총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1일 최미영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이 위원회 내 본위원회 여성근로자 대표로 신규 위촉됐다. 본위원회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으로 구성되며 경사노위 내 최고 의결 기구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주노총이 코로나19(COVID-19) 위기 상황에서 1노총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면서 "노동계를 대표하는 실질적인 자리가 한국노총을 중심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올해 12월로 예정된 민주노총의 새 위원장 선거다. 강경파와 온건파 중 어느 노선을 추구하는 지도부가 선출되느냐가 민주노총의 향후 투쟁 강도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노동계 관계자는 "새 지도부 선출 이후 민주노총이 정부와의 관계 복원, 투쟁방식 변화 등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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