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유니클로 울린 '작업복 패션'…한국 '패피'도 사로잡을까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0.09.15 15:35
글자크기

"일본에선 이미 대박"…청 멜빵바지, 베이지색 빅 포켓 작업복 "코로나 시대 유행 예감"

(시계방향으로) 유니클로 로고, 워크맨 로고, 워크맨 플러스 매장 전경/사진=워크맨 (시계방향으로) 유니클로 로고, 워크맨 로고, 워크맨 플러스 매장 전경/사진=워크맨


#일본에는 '유니클로를 울린 기업'으로 불리는 워크맨(Workman)이 있다. 워크맨은 불황기에 작업복 브랜드로 패션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었고 작업복이 인기를 끌자 작업복을 일상복으로 만든 '워크맨 플러스'를 론칭해 대박을 냈다. 작년말 기준 워크맨플러스는 일본에서 유니클로(820개)보다 많은 매장수(855개) 보유했다. 2018년 회계연도 매출액은 669억엔으로 한화 약 8000억원에 육박했으며 고성장을 등에 업은 워크맨은 자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에 등극했다.

작업복(워크웨어) 시장이 한국에서도 슬슬 태동하고 있다. 블루칼라 노동자의 전형적인 복장인 청바지에 상의에 주머니 두 개 달린 베이지색 작업복, 청 멜빵바지와 점프슈트, 장비를 넣기 위한 커다란 포켓이 매력적인 옷으로 떠오르면서 블랙야크와 코오롱이 작업복 전문 브랜드를 출시했다.



워크웨어란 원래 블루칼라 노동자나 광부들이 편하게 입는 작업복 또는 소방, 안전 분야의 전문가들이 입는 옷을 지칭한다.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작업복 특유의 기능성을 갖춘 패션의류를 뜻하는 단어로 그 의미가 확장되는 중이다.

올 초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는 자회사 블랙야크INC를 통해 '블랙야크 워크웨어'를 론칭했다. 안전화를 중심으로 워크웨어를 일부 생산 중이던 블랙야크가 전문성을 살려 아예 워크웨어 사업군을 브랜드화한 것이다. 건설, 항공, 정비, 운송에 특화된 작업복은 물론 소방 특수 방화복, 절연복, 절연화 등 신체 보호용 장비도 제작한다.



日유니클로 울린 '작업복 패션'…한국 '패피'도 사로잡을까
15일 코오롱FnC는 워크웨어 전문 브랜드 '볼디스트'를 론칭하며 작업복 브랜드 대열에 합류했다. 코오롱은 방탄복에 사용될 정도로 최고의 내구성을 가진 아라미드를 비롯해 첨단 소재를 볼디스트 제품에 사용할 예정이다. 디자인은 작업복에 어울리는 커다란 주머니가 특징으로 상의와 바지는 물론 조끼에 장비를 수납할 수 있는 큰 포켓을 독특하게 장착시켰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워크웨어 시장이 이제 막 형성되는 추세로 35년간 다양한 업종의 유니폼을 제작해온 실력을 살려 고품질의 워크웨어 브랜드를 선보이게 됐다"며 "건축, 건설, 기계 등 각 산업 전문가들과 협업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테크니컬 워크웨어를 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입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도 올 초 '인더스트리얼 헴프 워크웨어'를 선보이며 워크웨어 라인을 내놨다. 작업별로 필요한 기능을 갖춘 멜빵 바지, 앞치마, 재킷, 팬츠 등 15종의 스타일로 구성됐다.


블랙야크와 코오롱FnC는 작업복 전문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질 경우 일본의 '워크맨 플러스'처럼 일상복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파타고니아가 출시한 작업복 라인/사진출처=파타고니아 파타고니아가 출시한 작업복 라인/사진출처=파타고니아
특히 화려함보다는 내구성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워크웨어 특성상 '코로나 시대' 집에 머무는 인구가 늘면서 관련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집에서 가구 조립, 식물 가꾸기 등 다양한 작업 활동을 하는 인구가 늘면서 작업복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패션업계는 보고 있다.

아웃도어업계의 한 전문가는 "일본에서 유니클로 등 패스트패션에 질린 소비자들이 독특하고 실용적인 컨셉의 워크맨플러스를 택하면서 워크맨 매출이 급성장할 수 있었다"며 "국내에서도 스트리트 캐주얼이 인기가 장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신선한 디자인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워크웨어 등 틈새를 공략하는 패션 브랜드가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