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아시아나항공, 주가 향방은 미궁 속으로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0.09.1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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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인천국제공항의 아시아나 항공기 모습. /사진=뉴스111일 인천국제공항의 아시아나 항공기 모습. /사진=뉴스1


아시아나항공 M&A(인수합병)가 최종 무산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는 다시 미궁에 빠졌다. 코로나19 사태로 큰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더미다.

아시아나항공 (10,680원 0.00%)은 14일 오후 3시 현재 전 거래일 대비 2.34%(95원) 내린 3970원에 거래되고 있다. 매각 무산이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라는 점에서 시장의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은 모습이다.



올해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2291%, 자본잠식률은 49.8%다.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국제여객 노선 80% 이상이 축소됐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3분기 국제선 여객(9월 1주차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다. 여전히 회복까지는 갈 길이 멀다. 2분기 깜짝 흑자를 이끌었던 화물 부문도 운임이 오르면서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이번 무산 결정이 단기적으로 나쁘지만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히려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매각 이슈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사업 재정비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딜' 아시아나항공, 주가 향방은 미궁 속으로
문제는 앞으로다. 협상이 결국 '노딜'로 끝나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살길을 모색해야 한다. 채권단이 기간산업안정기금 2조4000원을 투입해 본격적인 구조조정 작업에 나선다. 경영정상화 작업과 함께 에어부산 (2,655원 ▲5 +0.19%), 아시아나IDT (16,100원 ▲50 +0.31%) 등 자회사의 분리 매각도 유력하게 검토된다.

기안기금 지원 요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계열사 지원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2분기에만 80% 이상 매출이 줄면서 자체 생존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에어부산의 분리매각 가능성이 떠오르면서 이날 한때 20% 가까이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향후 여정도 험난하다. 기존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의 감자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금호산업에서 적극 반발하고 있어 쉽지만은 않다. 최대현 KDB산업은행 부행장은 "감자는 현 단계에서 언급하기 부적절하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기안기금 조건 중 고용유지가 들어있어 당장 이뤄지기는 쉽지 않지만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행보증금 2500억원을 두고 HDC현산, 미래에셋과 벌이게 될 소송도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많은 변수가 남아 있는 데다 코로나19 확산도 계속되고 있어 주가 반등 시기를 점치기는 쉽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초 주가 대비 30%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투자의견으로 '매수'가 아닌 '보유'를 제시하고 있다.

최고운 연구원은 "여객 부문은 내년에도 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본격적인 회복에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며 "그동안은 에어부산 매각이나 감자 등 이벤트로 주가가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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