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김정은이 내게 윙크"…트럼프 "北으로 가 희생해"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9.03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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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 허커비 샌더스 전 백악관 대변인 /사진=뉴스1세라 허커비 샌더스 전 백악관 대변인 /사진=뉴스1


"김정은이 제게 윙크한 것 같아요" (세라 허커비 샌더스 전 백악관 대변인)
"김정은이 작업 걸었네. 북한으로 가. 팀을 위해 희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첫번째 정상회담 직후 참모들과 이처럼 천박한 농담을 주고 받았다고 영국 일간지 '더 가디언'이 2일(현지시간) 샌더스 전 대변인의 회고록을 인용해 보도했다.



출간을 약 일주일 앞두고 더 가디언이 입수한 샌더스 전 대변인의 회고록 '제 생각을 말하자면'(Speaking for Myself) 원고에 따르면 그는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차 북미 정상회담에 배석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샌더스 전 대변인은 "두 정상은 여자 축구 등 스포츠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대화를 메모하다 고개를 들자 김 위원장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김 위원장과 눈을 마주쳤고, 김 위원장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나에게 윙크를 하는 것 같았다. 놀라서 황급히 고개를 숙이고 계속 메모를 했다"고 썼다.



이후 샌더스 전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 방탄 리무진인 '비스트'를 타고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에 트럼프 대통령과 존 켈리 당시 비서실장에게 이 일을 보고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웃으며 "김정은이 네게 작업을 걸었네! 맞네! 그가 네게 XX 작업을 걸었어!"(Kim Jong-un hit on you! He did! He f**king hit on you!)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에 샌더스 전 대변인이 "대통령님, 그만하세요"(Sir, please stop)라며 중단을 요구했지만 대통령은 듣지 않았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게 "북한으로 가서 팀을 위해 희생해! 남편과 아이들이 널 그리워 하겠지만, 넌 조국의 영웅이 될 거야"(You’re going to North Korea and taking one for the team! Your husband and kids will miss you, but you’ll be a hero to your country!)라며 선을 넘는 농담을 이어갔다.

한편 회고록에 따르면 제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입 냄새 방지용 미니 캔디인 '틱택'을 김 위원장에게 건넸다.

그러면서 독이 안 들어갔다는 것을 보여주려는듯 자신이 직접 캔디를 먹은 뒤 과장되게 입김을 불었다. 이에 김 위원장도 마지못해 캔디를 받아들었다.

과거 공화당 대선주자였던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주 주지사의 딸인 샌더스 전 대변인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백악관 대변인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했다.

이번 회고록은 지난 6월 회고록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난맥상을 폭로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보좌관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그 참모들의 상스러운 언행 역시 낱낱이 드러났다고 더 가디언은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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