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을지로 SK텔레콤 T타워 / 사진제공=SK텔레콤
31일 오전 11시50분 현재 SK텔레콤은 전날보다 1.86% 오른 24만7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자사주 취득에 나선 것은 5년만이다. SK텔레콤은 그동안 자사주를 활용해 타사 지분을 취득하면서 자사주 비율이 10% 밑으로 떨어졌다.
2019년 11월에는 카카오 주식 218만주(지분 2.5%)를 취득했다. 당시 15만원대였던 주가는 현재 40만원을 돌파하면서 두 배 이상의 평가 차익을 내고 있다.
이번 자사주 취득은 SK텔레콤이 중간지주회사로 변신한 뒤 SK하이닉스 지분을 추가 취득할 때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SK그룹의 지배구조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이 SK 지분을 29.56% △SK가 SK텔레콤 지분을 26.78%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 지분을 20.07%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이혼소송에서 SK의 지분을 요구해 최 회장의 지분(18.44%)이 감소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그룹에서 SK하이닉스는 SK의 손자회사다. 손자회사는 타 기업을 인수·합병(M&A)을 할 때 지분 100%를 사야 해 SK하이닉스의 M&A 걸림돌로 지적돼왔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가 되면 SK하이닉스의 지위가 자회사로 바뀌면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인적 또는 물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와 SK텔레콤 사업회사로 분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선 중간지주회사 전환 방법을 예단하기 어렵지만 SK텔레콤의 자사주 매입 속도가 힌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당장 지배구조가 바뀌지는 않겠지만 주가가 빠르게 먼저 반응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매입된 자사주는 소각되지 않고 M&A(인수·합병),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 지분 교환 등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그는 "자사주 취득 기간을 1년으로 발표했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3개월 이내에 분할 매수 방식으로 자사주 매입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주요 자회사들이 상장(IPO)을 준비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면 앞으로 개정될 공정거래법에 따라 자회사 SK하이닉스의 지분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지분 10%(약 5조5000억원)을 추가로 취득해야 한다. 구주 매출로 지분 매입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원스토어, ADT캡스, 11번가, SK브로드밴드 등의 자회사 IPO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