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 취급받던 샤오미, 8월에만 주가 51% 껑충…무슨 일?[머니뭐니]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20.08.2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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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샤오미 홈페이지 캡쳐/사진=샤오미 홈페이지 캡쳐


중국산 '좁쌀' 샤오미의 주가가 심상치 않습니다. 주가가 8월 들어서만 51.8% '수직 상승 했습니다. 지난 28일에는 장중 23.85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샤오미 주주들은 최근 주가 움직임에 고무된 모습입니다. 당초 기대와 달리 그동안 마음 고생을 많이 했던 종목이기 때문입니다.



찬밥 취급받던 샤오미, 8월에만 주가 51% 껑충…무슨 일?[머니뭐니]
2018년 7월 홍콩거래소에 상장한 샤오미는 거래 첫날 상장가(17 홍콩달러)를 밑돌며 약세를 보였지만 이후 22달러 선까지 상승하며 투자자들에게 기대감을 줬습니다.



그러나 이후 샤오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 속에서 주가가 뚝 떨어졌습니다. 상장 후 1년 여만에 반토막이 났습니다. 지난해 9월6일에는 장중 8.28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샤오미의 저력을 믿고 투자한 사람들은 상심이 컸을 겁니다.

미·중 무역전쟁이 벌어지자 중국 기업 중 주목받은 곳은 화웨이 였습니다. 중국이 자랑하는 세계적 수준의 기업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샤오미는 '가성비' 높은 제품을 만들어 파는 하드웨어 생산업체로 여겨지며 철저히 외면 받았습니다. 샤오미 설립자인 레이 쥔 최고경영자(CEO)가 '샤오미는 인터넷기업'이라고 수차례 강조했지만, 시장은 고개를 돌렸습니다.

샤오미는 그저 가성비 높은 전자제품을 '마케팅' 해서 뜬 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선 '짝퉁 애플'로 알려진 샤오미가 이대로 시들어 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처럼 '찬밥' 신세였던 샤오미에 최근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찬밥 취급받던 샤오미, 8월에만 주가 51% 껑충…무슨 일?[머니뭐니]
우선 '숫자'로 나타나는 실적이 좋습니다. 샤오미는 지난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3.1% 증가한 535억4000만 위안(약 9조24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시장 컨센서스 514억 위안(8조8700억원)을 상회한 수치입니다. 조정 후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9.8% 증가한 44억9000만 위안(78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24억 위안)보다 2배 가량 높은 수치입니다. 진정한 어닝서프라이즈 입니다.

미국이 화웨이 등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샤오미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도 달라진 것 같습니다. 제재 강화로 내년부터는 신제품 출시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그 반사이익을 샤오미가 가장 많이 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지난 1분기 기준 화웨이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은 100달러대 시장입니다. 이곳은 한국기업들과 샤오미가 화웨이를 추격 중인 시장입니다. 그런데 선두 화웨이가 시장에서 '아웃'될 상황에 쳐하면서 지각변동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의 점유율이 매우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고 합니다. 화웨이가 상실하는 시장점유율을 샤오미가 가장 많이 챙기면서 2분기 샤오미가 처음으로 톱3에 올랐다고 합니다.

사진=임종철 디자이너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이보다 시장이 가장 기대하는 것은 '변신' 입니다. 김철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샤오미의 비즈니스 구조는 기존 스마트폰 중심에서 하드웨어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으로 전환 중"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화웨이 반사이익과 사업모델 전환에 따른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현재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샤오미가 내놓은 수많은 하드웨어들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하나의 플랫폼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 시장은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현지의 한 사모펀드 매니저는 "샤오미는 애플처럼 자신의 인터넷 생태계를 만들어왔고, 이제 단순한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아니라 인터넷 생태계기업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며 "샤오미에 대한 재평가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샤오미는 전세계에서 미국의 간섭을 받지 않고 진정한 IoT(사물인터넷)를 해 낼 수 있는 유일한 중국기업"이라며 "글로벌 IT기업들이 샤오미를 무시하고 자기들끼리 싸울 때, 샤오미는 묵묵히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어 왔다"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샤오미 주가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지난주 상승폭이 과도했다고 시장이 판단할 경우 조정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겁니다.

단기 주가 움직임을 떠나, 왜 시장이 그동안 외면했던 샤오미를 주목하기 시작했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식투자로 높은 수익을 거두기 위해서는 남보다 앞서 '앞으로 뜰 종목'을 찾아내고 여기에 투자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내 마음 속에 담긴 고정관념을 비워내고, 현상의 변화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인드셋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좋은 종목'은 국적·시장·업종을 불문하고, 투자자가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종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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