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동물수술 실감교육 "수의계 넷플릭스 꿈"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20.08.31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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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김기진 쓰리디메디비전 대표, 9개국에 수의 콘텐츠 선보일 계획

“수의계의 넷플릭스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프랑스 등 9개국에 반려동물 치료·수술영상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김기진 쓰리디메디비전 대표(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지난해 4월 론칭한 수의사를 위한 외과수술 교육플랫폼 ‘베터플릭스’(VeterFlix)의 유료회원이 1000명을 넘어 BEP(손익분기점)를 돌파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베터플릭스는 수의외과, 수의치과, 임상해부학, 수의마취, 수의안과, 수의정형신경외과 총 6개 분야 80여개 영상콘텐츠를 공급한다. 예를 들어 수의응급중환자의학을 수강하면 반려견 및 반려묘 수혈방법, 반려동물 심폐소생술 등을 가르쳐준다. 반려동물 수술 관련 수요가 많은 중성화수술이나 앞십자인대 접근법 등도 알 수 있다.

김기진 쓰리디메디비전 대표 /사진제공=쓰리디메디비전김기진 쓰리디메디비전 대표 /사진제공=쓰리디메디비전


발상의 전환으로 잡은 '블루오션'
2011년 설립된 쓰리디메디비전은 외과의사들을 위한 교육장비 개발회사로 출발했다. 외과수술 영상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3D(차원)카메라를 개발했고 2017년 온라인 수술교육 콘텐츠를 제작해 선보였다.



김 대표는 사람 수술 콘텐츠를 제작하던 중 수의계에 수요가 더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수의과대학에서 임상실습을 하기 위해서는 동물이 필요한데 동물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임상용 동물을 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에선 교육실습을 위해 동물모형을 활용한다.

특히 반려인 1000만명 시대가 열리면서 반려동물 수술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수술경험이 많은 수의사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수의는 인의와 달리 전문의 과정이 없어서다. 김 대표는 "반려동물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전문적인 치료·수술 교육은 부족한 실정"이라며 "영상 콘텐츠를 통한 학습 수요가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3D 동물수술 실감교육 "수의계 넷플릭스 꿈"
서비스 1년만에 흑자전환, 하루 150명 이용
쓰리디메디비전은 수의과대학에 콘텐츠를 담은 셋톱박스 ‘벳티비’(Vet TV)를 공급하는 B2B와 동물병원 수의사를 대상으로 한 B2C 서비스를 한다.


벳티비는 서울대학교와 충북대학교 수의대에 공급한다. 서울대 수의대와 4개월간 50시간 분량의 대형견 해부학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공동제작했다. 소형견 해부학 콘텐츠도 지난 6월부터 제작 중이다.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온라인 수업이 실시되면서 쓰리디메디비전과 협업을 원하는 대학도 늘고 있다. 쓰리디메디비전이 만든 3D안경을 스마트폰에 장착한 뒤 콘텐츠를 보면 직접 환부를 보는 듯한 현실감을 느낄 수 있다.

김 대표는 “소형견 외에 고양이, 뱀 등 다양한 동물의 해부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라며 “수의대생들이 기본지식을 쌓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B2C 모델인 베터플릭스는 론칭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4월 100명이던 회원이 8월 현재 1000명으로 늘었다. 하루 150명이 유료로 시청한다.

김 대표는 “1년간 가장 많이 수강한 사람이 1000만원어치를 봤고 재수강률도 4~5%에 달한다”며 “1인당 평균 유료 결제금액이 70만원에 달해 회원 추가 확보 시 매출 성장세도 가파를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서도 잇단 러브콜...연내 日 서비스 론칭
쓰리디메디비전은 현재 6개 과목, 80여개 콘텐츠를 10개 과목, 300개 콘텐츠로 확대할 계획이다. 2023년까지 미국, 일본, 중국, 프랑스, 영국, 독일, 스페인, 포르투갈 등에 수출도 추진한다.

미국은 지난 2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수의학 교육 전시회인 서부수의컨퍼런스(WVC)에서 웨스턴대학 수의과대학교의 제안을 받았다. 미국은 현지에 지사를 설립하고 중국은 현지 기업과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할 계획이다. 일본은 대리점 계약을 통해 올해 12월 서비스 론칭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웨스턴대학(Western University)이 수의사 전문과정 관련 인증코스를 만들어 남미와 유럽까지 진출하자는 제안을 해왔다”며 “9월부터 미국에서 총 40~60편의 콘텐츠를 제작, 연내 론칭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1인 가구 증가와 노령화로 반려동물 시장이 급성장하고 프랜차이즈 동물 병원도 늘고 있어 성장성이 높다"며 "다양한 언어로 서비스하는 콘텐츠를 늘려 진입장벽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쓰리디메디비전의 B2C 모델인 베터플럭스의 콘텐츠쓰리디메디비전의 B2C 모델인 베터플럭스의 콘텐츠
내년 코스닥 상장 추진...반려동물 메디컬 에듀테크 1호
쓰리디메디비전은 지난 6일 대신증권과 IPO(기업공개) 주간사 계약을 했다. 국내 1호 반려동물 관련 메디컬 에듀테크 1호 상장사를 목표로 한다.

김 대표는 "2023년까지 진출할 주요 9개국의 수의사가 약 20만명이 되고, 그들 중 5%인 1만명을 회원으로 확보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B2B 모델인 벳티비는 200개 대학에 공급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의 콘텐츠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블루오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콘텐츠 수 확대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에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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