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 가운데 조양래 회장, 오른쪽 조현범 사장./사진=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현식 부회장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19.32%를 들고 있다. 차녀 조희원씨(10.82%), 장녀 조희경 이사장(0.83%)과 손을 잡을 경우 30.97%다. 부친인 조양래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아 42.9%를 보유한 막내이자 후계자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과 본격 힘싸움을 벌일 전망이다.장남, 끝내 '왕누나' 편에 섰다25일 조현식 부회장은 법무법인 원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현재 진행 중인 (부친 조양래 회장의) 성년후견심판 절차에 가족의 일원으로서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막내인 조현범 사장에 대한 부친의 지분 승계 결정에 나머지 자녀들이 공식적으로 제동을 건 모양새다.
이에 따라 당시에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조현식 부회장은 이때만 해도 "이 문제에 대해 고민 중"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내놨다. 그러자 이튿날 조양래 회장이 직접 나서 "오히려 딸의 상태가 걱정스럽다"며 건강문제를 일축했다. 분쟁 가능성은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듯 했다.
장녀 지분 적지만…효성 등 범 조씨가에도 영향력조희경 이사장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이 0.83%에 그치지만 조씨 가문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양래 회장은 만우 조홍제 전 효성그룹 창업주의 아들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 3형제와 조희경 이사장 등 4남매는 서로 사촌지간이다.
이 사촌형제 중 조희경 이사장이 가장 나이가 많다. 형제 간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왔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국타이어 4남매 뿐 아니라 조현준 효성 회장도 평소 조희경 이사장을 깍듯이 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타이어 경영권 승계 직후부터 조희경 이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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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그룹의 오너 3세 4남매가 경영권 분쟁을 벌인다고 해도 조현범 사장의 승계 결정이 단번에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 반 조현범 진영이 최대 지분을 확보한다고 해도 31% 정도에 그치는 데다 양측 지분을 빼면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유동주식이 많지 않다.
조희경 이사장과 조현식 부회장이 오랜 기간 힘을 합쳐 경영권 분쟁에 대비해 온 정황도 포착되지 않는다. 자신들의 편에 설 우호지분을 미리 확보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재판을 치르고 있는 조현범 사장의 상황이 복잡하다는 점이 변수다.
무엇보다 건재가 확인된 조양래 회장이 조현범 사장에 대한 승계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것이 결정적 요인이다. 조 회장은 지난달 31일 입장문에서 "조현범 사장은 15년간 좋은 성과를 냈고 회사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며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찍어 뒀다"고 밝혔다.
한편 경영권분쟁이 발발하면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가는 이날 장중 한 때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등했다. 결국 전일 대비 29.15% 오른 1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