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폴란드법인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품질담당 임원 등 한국인 직원 3명과 폴란드인 직원 2명 등 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확진자들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LG화학 일부 대응이 미비해 문제를 키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LG화학은 확진자 직원이 '생산직'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 직원이 근무한 공장 1개동을 '셧다운'(일시폐쇄) 하진 않았다.
확진 직원, 다른 직원 접촉 많아 불안 가중문제는 앞으로 계속될 수 있다. 이들 5명의 확진자가 접촉한 직원들이 많아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확진자 중 품질담당 직원은 각 공장에 분산돼 업무를 한다. 이 역시 확산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현재 LG화학 폴란드법인은 주차장에 코로나 전용 검사소를 설치하고, 법인장을 비롯한 확진 직원 접촉자 전원에 대해 코로나 검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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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에서 폴란드인 직원이 아닌 한국인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인 확진 직원이 또 다른 직원과 접촉해 확진자가 추가 발생한 것도 이번이 최초다. LG화학 폴란드 공장에서 가까운 다른 한국 기업의 현지 법인은 아직 한국인 직원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방문 상호만 공개, 교민들 원성...LG화학 "현지법 때문"LG화학은 현지 확진 직원들의 동선 공개 과정에서도 현지 교민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법인은 지난 21일 현지 공장이 소재한 브로츠와프의 5000여명 한국교민 사회에 자사 확진 직원들의 방문 장소를 공개했다.
SNS(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진 장소 공개가 지나치게 형식적이었다는 지적이다. 폴란드법인이 공개한 확진 직원 동선에는 까르푸와 이케아, 테스코, 공항 같은 다중 이용시설은 물론 교민노래방, 편의점, 골프장, 한인마트, 중국식당 등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LG화학은 방문 장소만 공개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시간대에 확진 직원이 이들 장소를 방문했는지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교민들이 확진자 방문 시간대와 자신의 방문 시간대가 겹치는지 알 수 없어 비판이 나온다. 한국에서는 확진자 동선 공개 시 반드시 방문 장소와 방문 시간대를 함께 공개한다.
한 현지 교민은 교민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자브카(현지 편의점 브랜드)만해도 인근에 100개가 넘을 것"이라며 LG화학 방문 장소 공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다른 교민도 커뮤니티 댓글에서 "확진자가 몇 명인지, 이게 한 명의 이동 스팟인지 며칠간의 동선인지를 알려줘야 하지 않느냐"고 밝혔다.
LG화학 폴란드법인 직원들의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LG화학은 한국 교민들에게 방문 장소를 공개하기 전까지 현지 직원들에겐 확진자 관련 내용을 사전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LG화학 폴란드법인 직원이라고 밝힌 한 관계자는 교민 커뮤니티에 "직원들도 지금까지 확진자 수 말고는 (회사로부터) 공지를 받은 것이 없다"고 밝혔다.
LG화학 확진자 나오기 전 회식, 노래방도 들러이런 가운데 LG화학 폴란드법인에서 확진자 발생 직전 직원 회식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이 회식과 확진자 발생의 연관 관계도 주목된다. 이 회식은 한인 음식점과 노래방 등을 거치며 계속됐다. LG화학이 확진자 방문 장소로 공개한 바로 그 노래방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폴란드 현행법 상 개인 동선의 세부 공개가 불가능해 이렇게 장소를 공개한 것"이라며 "현지 직원들에게도 확진자 발생 상황과 조치 내용 등을 모두 공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LG화학의 해외법인 코로나 대응 매뉴얼을 일제히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