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여객수 97.7% 감소…추락하는 항공산업 날개는 없나?

머니투데이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2020.08.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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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가 판다/항공산업-수요 현황]1~7월 국제선 승객 60% 이상 감소…침체 2~3년 계속될 듯

편집자주 독자에게 가치 있는 좋은 정보를 팔 수 있게 만든다(판다)는 의미와 산업 분야의 이슈를 깊이 있게 파헤친다는 의미로 마련한 코너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항공사들이 중국, 일본, 동남아 등 노선 운항의 잠점 중단을 결정한 가운데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갈 곳 없는 국내 항공사 항공기들이 주기돼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코로나19 여파로 국내 항공사들이 중국, 일본, 동남아 등 노선 운항의 잠점 중단을 결정한 가운데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갈 곳 없는 국내 항공사 항공기들이 주기돼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국부(國富)의 축적은 이동으로부터 온다. 이동의 대상이 사람이냐 물건이냐 정보이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누가 더 빨리 움직이고, 더 빨리 정보를 획득하느냐가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통신이 그랬고, 이동수단을 통한 통행이 그랬다.

15세기 초 '대항해의 시대'는 그렇게 시작됐다. 부를 얻기 위한 이동 속도의 변화는 마차에서 자동차로 배에서 비행기로 옮아갔다. 항공기는 나르는 속도만큼 인류의 부를 빠르게 증식시킨 도구가 됐다. 그래서 국가 기간산업이라고 불렀다.



이런 항공산업의 엔진이 바이러스의 침공으로 멈추기 직전이다. 여느 산업 가릴 것 없이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었지만, 특히 항공산업의 충격파는 크다.

국제여객수 97.7% 감소…추락하는 항공산업 날개는 없나?
22일 머니투데이가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서 지난 1~7월까지 국내선과 국제선을 포함해 항공기의 운항횟수와 여객수, 화물규모를 조사한 결과 직전 해 같은 기간(42만 3329회)보다 운항횟수는 반토막(-50.1%, 21만 1092회) 났고, 여객수는 63.6%(약 4600만명), 화물규모는 23.7%(약 58만톤) 각각 줄었다.



특히 국제선의 타격이 컸다.

1~7월까지 운항 횟수는 국내선이 19.1% 줄어든 데 비해 국제선은 61.4% 감소했고, 항공 여객수는 국내선이 30.2%, 국제선이 75.4% 줄었다.

지난해 1~7월까지 5352만명이었던 국제선 승객은 1318만여명으로 75.4% 줄어 국내선 승객수(약 1308만명)와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과거와 비교해 보면 전체 항공기 승객의 70% 이상을 차지하던 국제선 승객이 50% 수준으로 떨어졌다. 해외로의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데 따른 영향으로 해석된다.

국제여객수 97.7% 감소…추락하는 항공산업 날개는 없나?
특히 코로나19가 심각해진 4월부터 7월까지의 감소폭이 1분기(1~3월)를 훨씬 능가했다.

이 기간 동안 국내선과 국제선을 합한 총 운항편수는 직전 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5.7%, 여객은 79.8%, 화물은 32.1% 감소했다.

특히 같은 기간 국제선은 운항편수가 83%, 여객수는 97.7% 급락했다. 대한항공 (22,000원 ▲100 +0.46%)아시아나항공 (11,210원 ▲20 +0.18%)의 2분기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던 화물은 상대적으로 선방해 31.7% 감소에 그쳤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지난 3월 11일 이후 (ICAO, IATA 등) 세계항공기구들이 전망하는 회복기가 늦춰지고 있다"며 "회복시간은 앞으로 2~3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허 교수는 "2~3년 후에 회복되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해 항공 여행에 대한 선호도는 줄고, 비용은 늘어남에 따라 항공 시장 자체는 30%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여객수 97.7% 감소…추락하는 항공산업 날개는 없나?
이에 따라 국내 항공 업계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허 교수는 "대형항공사의 경우 국가 기간산업을 지킨다는 측면에서 기간산업안정화기금을 활용하고,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시장 포화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자연스러운 인수합병(M&A)이 진행될 수 있도록 '생존을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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