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운데)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른바 '태극기 보수'와의 밀착으로 민심 이반을 겪었던 과거 악몽에 비춰 차별화를 꾀하면서도, 전통 지지기반인 이들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통합당의 복잡한 속내가 읽히는 대목이다.
앞서 전 목사를 비롯해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은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에도 집회 참여를 강행해 비판받았으며, 실제로 전 목사와 신도 다수가 확진 판정을 받아 논란이 더 커졌다. 특히 통합당은 홍문표·김진태·민경욱·차명진 등 전·현직 의원들이 집회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견해 표명을 요구받았다.
전광훈 보석 취소?" 법원이 판단할 일"배준영 통합당 대변인 역시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같은 맥락으로 답변했다. 그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모든 국민은 정부 방역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이는 예외가 있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배 대변인은 "광복절 날 광화문에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정부·여당이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기현 미래통합당 의원은 더 강한 어조로 '통합당 책임론'에 반발했다. 그는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전 목사가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 같지만, 그와 별개로 그것으로 왜 통합당에 책임을 지라고 하느냐? 황당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표현의 자유고, 그 현장에 우리 당 의원 일부나 전직 의원이 갔다고 해서 그것을 (당이) 사과하라는 것은 웃기기 짝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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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또 다른 갈래인 전 목사 보석 취소 논란에 대해선 '법원의 판단'을 강조하는 전략을 택했다.
주 원내대표는 "담당 재판부가 기록과 증거에 따라서 면밀하게 판단해야 할 일"이라면서 "전 목사님께서도 확진 판정이 났다고 하니, 방역적 측면에서 보석 취소돼 수용시설에 수감되는 것이 맞는지 병원에 격리하는 게 맞는지 판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도 "(보석 취소는)판사의 권한으로, 정치권이 나서는 것 자체가 월권행위"라며 "국민적 여론을 재판부가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 평가했다.
지난해 3월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을 예방해 악수를 나누는 장면. /사진제공=뉴스1
과거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전 목사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태극기 보수'의 지지를 얻었지만 반대로 중도보수층의 표심은 잃어버렸던 아픈 기억과 함께, 총선 참패 후 극우세력과는 거리를 둬야 한다는 당 안팎의 요구 또한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당내에선 태극기 보수와의 관계설정에 대한 여러 의견이 혼재해 있다. 당내 최다선 정진석 의원은 "특정 세력·집단에 대한 공격은 확산 저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언급했고, 하태경 의원은 오히려 "(전 목사의 경우) 코로나 사태 초기 신천지보다 더 질이 나쁘다" "국가방역체계를 무시한 전 목사를 즉각 구속해야 한다"며 민주당 못지 않은 강도 높은 대응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