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말로는 민생, 몸은 과거사·검찰에" 소장파 조응천 작심비판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2020.08.1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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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7.29/뉴스1(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7.29/뉴스1


"언제부턴가 말로는 '민생'을 외치면서 몸은 '과거사'와 '검찰'에 집중하고 있었다. 국정 철학의 주요한 축인 '평등'과 '공정' 그리고 '정의'의 가치는 언제부턴가 우리에게 거꾸로 되돌아오기 시작했다."

최근 지지율 하락 추세와 관련 여당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여론조사 숫자로도 나타나지만 우리는 지금 위기 상황에 처했다. 지지율 숫자는 현실을 다 드러내지도 못한다고 생각한다"며 "위기에 마주 설 용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전당대회 국면임에도 집권세력에 대한 실망감이 현실화되는 현 상황에 이르러 우리 당에 대해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8·29 전당대회를 '관심, 논쟁, 비전이 없는 3무(無) 전당대회'로 규정했다.

그는 "'내가 대표가 되면 민주당을 이렇게 이끌 것이고, 최고위원이 되면 당은 저렇게 달라질 것이다'라고 하시는 분 찾아보기가 힘들다"며 "청와대와의 수평적 관계설정에 대해서도 언급하시는 분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적 '관심'이 떨어지니 우리들만의 리그가 되고 그러니 '논쟁'이 없다. '논쟁'이 없으니 차별성이 없고 '비전' 경쟁을 할 이유가 없다. '비전' 경쟁이 없으니 ‘관심’이 떨어진다. 악순환의 고리다"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선거에 나선 당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들도 공개 저격했다. 그는 "몇몇 주류 성향의 유튜브, 팟캐스트에는 못 나가서 안달들이고, 이름만 가려놓으면 누구 주장인지 구분할 수도 없는 초록동색인 주장들만 넘쳐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어떤 후보한테 물어보니 '일단 당선되고 봐야하지 않겠나? 당선되고 나면 달라질거다'는 대답이 돌아오고, 다른 후보는 '당이 혼란스러운데 내가 나서서 중심을 잡아야 할 것 아니냐'고 강변한다"며 "전대 때도 토론과 경쟁이 없는데, 전대 끝나면 변할 거라는 후보님 말씀에 그리 큰 믿음이 가진 않는다"고 적었다.

소수의견을 '내부총질'로 몰아붙이는 당 내 분위기에도 쓴소리를 내놨다. 조 의원은 "'내부총질' 없이 단일대오로 국정수행을 튼튼히 뒷받침하는 것이 집권 여당의 덕목이라고 한다"며 "일정부분 동의한다. 다만 치열한 내부 토론을 거쳐서 나온 결론이 국민의 눈높이와 크게 괴리되지 않을 것을 전제로 동의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제부턴가 기회 있을 때마다 비공개 의총에서 극소수로 분류될 여러 의견을 피력했지만 대답 없는 메아리로 그쳤다"며 "언제부턴가 우리 편과 저 편을 가르기 시작했고 이중 잣대로 가늠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제라도 국민 눈높이, 국민정서와 싱크로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선에서 야당을 지지한 40% 넘는 국민들의 뜻도 헤아려야 한다. 절차적 민주주의도 지켜야 할 중요한 덕목"이라며 "무엇보다 국민과 괴리되지 않는 상황인식이나 정책방향이 절실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전당대회는 위기를 논하는 장이 돼야 한다"며 "제대로 토론 좀 하고 논쟁 좀 하자"고 제안했다. 조 의원은 "당과 국민들 사이의 괴리를 메꿔내는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며 "3무 전당대회의 극복은 진정으로 국민을 두려워하고 위기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용기에서 시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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