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코앞까지 뚝…민주당 지지율 추락시킨 사건들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2020.08.1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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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통합당과 지지율 0.5%p 차이, 5일엔 역전도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8.07.    bluesoda@newsis.com[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8.07. [email protected]


'승자의 저주'인가.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안인 0.5%포인트까지 좁혀졌다. 4·15 총선 압승 이후 한때 24%포인트 넘게 벌어졌던 차이가 네 달도 지나지 않아 좁혀진 것이다. 이대로라면 지지율 역전이 가능하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당 내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안팎에선 '거여(巨與)의 독주' 논란이 지지율 하락을 이끈 것으로 해석한다. 압도적 의석수를 바탕으로 한 부동산·검찰개혁 입법 정면 돌파,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의혹 등에 대한 미흡한 대처 등이 독이 됐다는 지적이다.



불과 0.5%p…민주당 바짝 뒤쫓는 통합당
리얼미터 8월 1주차 정당 지지도 주간집계./자료=리얼미터 <br>
리얼미터 8월 1주차 정당 지지도 주간집계./자료=리얼미터
10일 여론조사전문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3~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8월1주차 주간집계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3.2% 포인트 떨어진 35.1%를 기록했다.



통합당은 전주대비 2.9%포인트 오른 34.6%였다. 창당 이후 최고 지지율이다. 두 당의 지지율 격차는 0.5%포인트까지 줄었다. 일간 지지율로 살펴보면 지난 5일 통합당이 36.0%, 민주당이 34.3%로 한 차례 역전하기도 했다.

4·15 총선 이후 민주당 지지율은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리얼미터 주간집계 기준 4월4주차 민주당의 지지율은 52.6%였다. 3주 연속 상승인 동시에, 2018년 6월3주차(54.1%) 이후 22개월 만에 처음으로 50%를 넘겼다. 반면 통합당 지지율은 28.2%에 그쳤다.

하지만 상승 흐름은 계속되지 않았다. 총선 직후 터진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과 양정숙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의 차명 부동산 거래 의혹이 지지율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4월5주차 민주당 지지율은 45.2%로 일주일 새 무려 7.4%포인트 급락했다.


이후 40%대를 유지하던 지지율은 서서히 추락하기 시작한다. 7월1주차 지지율은 전주대비 2.9%포인트 내린 38.3%를 기록했다. 부동산 문제가 최대 악재로 꼽힌다. 집값을 잡기 위해 연이어 대책이 나왔지만 '약발'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천국제공항 사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갈등도 여론 악화에 한 몫을 했다.

여기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기름을 부었다. 박 시장 사망 직후인 7월3주차 민주당 지지율은 한 주 사이 4.4%포인트 하락한 35.3%를 나타냈다.

집값 폭등에 대한 책임론과 부동산대책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계속됐다. '임대차 3법'을 두고 벌어진 '전세소멸' 논란, 8·4 주택공급 대책 이후 불거진 '님비 논란' 등으로 민주당 지지율은 30% 후반대에서 더이상 치고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압도적 의석수로 밀어붙인 7월 국회…견제심리 발동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공공주택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가결되고 있다. 2020.08.04.   photothink@newsis.com[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공공주택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가결되고 있다. 2020.08.04. [email protected]
보다 근본적으로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 뒤엔 거대여당의 독주 논란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탄탄한 지지율을 바탕으로 원 구성과 입법 과정을 주도했던 민주당의 모습이 국민들의 '견제심리'를 자극하는 계기가 됐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에서 '부동산 3법', '공수처 3법', '임대차 3법' 등 쟁점 법안들을 모두 통합당 협조 없이 처리했다. 절대적 의석수를 바탕으로 각 상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까지 주요 법안을 표결로 속전속결 통과시켰다. 민주당 내에서도 '다수결의 폭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지지율 하락과 관련 "'통합당이 잘해서' 보단 '우리가 못해서' 아니겠나"라며 "당 내에서도 입법 강행 속도전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유권자들은 약자의 편을 드는 성향이 있다"며 "'강자 중의 강자'로 행동하고 있는 민주당은 지지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다. 통계보정은 2020년 7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응답률은 4.5%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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