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누명으로 옥살이를 했던 윤성여씨가 지난해 11월4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조사차 출석하고 있다./사진=이동우 기자
윤씨는 10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일요신문U'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시대의 희생양이 됐다. 누가 '1년만 하고 나가면 될 거'라고 그랬다. 1년이란 세월이 20년이 될지 몰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복역 후 출소한 윤모씨가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재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어 "나중에 보니 경찰들이 우리를 감시한 거다. (근처 건물에서) 24시간 우리를 주시했다고 하더라. 전혀 몰랐다"며 "체모를 뽑아달라 해서 총 7번 정도 뽑아 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형사들이 와서 '잠깐이면 된다'고 같이 가자했다"며 "집을 나와보니 경찰들이 집 주변을 둘러싸고 있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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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려고 하면 뺨 때려…소아마비로 10분도 못 걸어"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이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최종 수사 결과 발표를 마치고 과거 당시 경찰의 무리한 수사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하고 있다./사진=뉴스1
그는 "3일 동안 잠을 못 잤다. 자려고 하면 뺨을 때렸다"며 "그동안 빵 2~3조각 정도 먹었다. 수갑을 풀러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술서도 사실과 다르게 작성됐다고 밝혔다. 그는 "(진술서에 있는 글씨가) 내 글씨는 맞다"면서도 "누가 불러줬을 거다. 초등학교 3학년을 다니다 말아서 글을 제대로 쓰지도 못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사건 '현장검증' 때 윤씨가 담장을 넘는 모습을 찍기 위해 수사관들이 강압적으로 행동했다고 했다. 윤씨는 "소아마비가 있어 10분도 못 걷는다. 그 집을 가려면 산을 타고 2시간 이상 가야 한다"며 "담을 넘어가지 않았고, (만약) 넘어갔다면 누가 잡아줘야 넘어갈 수 있다"고 했다.
19년6개월만에 출소…"시간 돌아오면 왜 그랬는지 따지고파"
윤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된 이후 19년6개월인 2009년 8월 출소했다. 그는 "(처음에는) '왜 살아야 하나' 방황했다"면서도 7년 지나다 보니 마음을 비웠다. 종교활동도 하고 모범수를 일찍 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는 경찰을 신뢰할 수 없었지만, 지금 경찰은 신뢰 많이 한다"며 "억울한 게 솔직히 많다. 시간이 돌아오면 '(그때) 왜 그랬는지' 따지고 싶다"고 털어놨다.
그는 "경찰들이 저한테 사과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한테 사과해야 한다"며 "희생양이 한 두분이 아니다. 개인 문제가 아니라 돌아가신 영령들을 위해 사과하라. 그러면 나도 받아줄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춘재는 2019년 9월, 8차 사건을 포함한 10건의 화성사건과 다른 4건의 살인사건 모두 자신이 저지른 범행이라고 자백했고 윤씨는 같은 해 11월13일 수원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에 대한 4차 공판은 오는 9월7일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