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에 VC까지..신한금융, 사모펀드 사태에도 금투부문 '눈독'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0.08.06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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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회장이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신한지주조용병 회장이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신한지주


신한금융그룹이 사모펀드 후폭풍에도 금투업계 M&A(인수합병)에 힘을 쏟는다.

두산계열 VC(벤처캐피탈)인 네오플럭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된데 이어 자산운용사 인수까지 추진한다. 잇따른 사모펀드 사고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높은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야 한다는 전략에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최근 두산 계열 VC인 네오플럭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돼 최종 실사를 준비 중이다. 네오플럭스 총 운용자산(AUM)은 약 7800억원으로 VC업계 10~20위권이다. 신한금융이 VC를 인수하면 금융지주사 중 VC가 없는 곳은 우리금융지주 (14,130원 ▲150 +1.07%)만 남는다.



신한금융은 VC 인수와 더불어 자산운용사 인수도 추진중이다.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과 트러스톤자산운용 등이 대상이다.

신한금융이 보유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신한대체투자운용, 신한리츠운용 등은 각각 주식과 대체투자, 리츠에 강하다. 여기에 채권 운용역량이 있는 운용사까지 더해지면 포트폴리오 확대가 가능하다.



최근 사모펀드 사태로 곤혹을 치르는 주요 계열사를 돕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계열사 펀드는 판매비중이 45%로 제한돼있다. 2022년까지는 비중을 25%로 더 낮춰야 하는 만큼 이 같은 해석은 과도하다는 것이 업계 대다수 의견이다.

신한지주 (46,450원 ▲650 +1.42%) 관계자는 "3개 운용사가 있지만 채권에 강한 운용사는 없었다"며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채권 전문 자산운용사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이 비은행 부문에 집중하는 것은 실적 때문이다. 비은행부문은 수익성이 높다. 올해 상반기 금융지주사 실적도 비은행부문이 갈랐다.


신한금융은 상반기 순이익(지배주주) 1조805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5% 줄었지만 여전히 1위다.
은행부문 당기순이익은 1조1150억원으로 같은 기간 11% 줄었지만, 비은행부문이 5% 늘어난 7160억원을 기록한 덕이다. 지주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34.6%에서 올해 38.4%로 늘었다.

KB금융은 2분기 순이익만 따지면 9818억원으로 신한금융을 꺾었는데 증권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급증한 영향이 컸다. 반대로 은행 의존도가 높은 우리금융은 상반기 순이익이 6605억원으로 44.01% 급감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역량이 있는 VC를 인수하면 유망 스타트업 지분투자나 은행 대출, 상장을 통한 차익실현까지 가능해 시너지를 도모할 수 있다"며 "비은행부문 수익성이 높아 그룹 차원에서 계속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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