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안 뗀대, 원금만 지켜도 이득…개미들 우르르 몰려간 곳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20.08.0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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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개인 벤처투자 시대]①초저금리·제2벤처붐에 엔젤투자 증가

편집자주 바야흐로 벤처투자시대다. 초저금리 기조와 제2 벤처붐 열기에 기관·법인은 물론 최근에는 개인들까지 고수익·고위험 비상장 벤처기업 투자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특히 ‘원금만 지켜도 이득’이라 할 만큼 탁월한 절세효과가 강력한 유인책이 되고 있다. 개인들의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부상한 벤처투자의 기회요인과 위험요인을 짚어봤다.

올해 초 서울 강남구 역삼로 팁스타운에서 열린 제3기 적격엔젤 양성 교육과정 모습 /사진제공=한국엔젤투자협회올해 초 서울 강남구 역삼로 팁스타운에서 열린 제3기 적격엔젤 양성 교육과정 모습 /사진제공=한국엔젤투자협회


돈 좀 굴릴 줄 안다는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벤처투자가 인기다. 올 상반기 개인투자자들이 엔젤펀드를 통해 벤처기업에 투자한 자금만 1000억원이 넘는다. 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 출현 등 창업 성공사례가 이어지고, 정부의 주식 양도세 부과방침으로 벤처투자의 절세효과가 부각되면서 시중 부동자금을 빨아들이는 모양새다.

5일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엔젤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결성된 누적 엔젤펀드(개인투자조합) 수는 1202개, 약정금액은 8184억원이다. 올 들어서만 157개, 1006억원 규모로 결성됐다. 엔젤펀드는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즉 엔젤투자자들이 최소 100만원 이상씩 출자해 만든 일종의 사모펀드다. 최소 결성규모는 1억원 이상이다.



엔젤펀드는 정부의 ‘제2 벤처붐’ 정책 지원에 힘입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18년 302개(2026억원) 결성되면서 처음으로 한 해 동안 300개가 생겨났다. 지난해에는 역대 최고 수준인 336개(2822억원)가 결성됐다. 올해는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데다 엑셀러레이터 등 업무집행조합원(GP)이 크게 늘어나 지난해보다 더 많은 엔젤펀드가 결성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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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투자 교육장 '북적'...적격·전문엔젤 1만명 육박
엔젤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뿐만 아니라 직접투자에 나서는 엔젤투자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엔젤투자지원센터에 등록한 엔젤투자자는 최근 3년간 2000~3000명씩 증가, 누적 2만2753명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투자 및 경력요건을 갖추고 엔젤투자협회로부터 자격을 부여받은 적격·전문 엔젤투자자는 9196명이다. 적격·전문 엔젤투자자는 벤처기업 투자 시 모태펀드의 매칭투자도 받을 수 있다.



올해는 코로나19(COVID-19) 여파에도 엔젤투자를 시작하려는 개인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는 게 엔젤투자협회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최근엔 비대면 온라인 교육과정까지 개설했다. 협회 관계자는 “엔젤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초보 투자자 등 연간 1000~1500명이 필수교육을 이수하고 적격 엔젤투자자로 거듭나고 있다”고 했다.

세금 안 뗀대, 원금만 지켜도 이득…개미들 우르르 몰려간 곳
벤처투자에 뛰어드는 개인들이 늘고 있는 것은 수익률이 양호한 데다 투자금 소득공제, 수익금 비과세 등 세제혜택이 크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개인이 직·간접 벤처투자에 나설 경우 3000만원까지 100%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고, 주식 매각으로 이익이 발생해도 비과세가 적용된다. GP들이 제시하는 엔젤펀드의 내부수익률(IRR)은 평균 10% 이상으로 여타 간접투자상품보다 높다.


개인 벤처투자 증가세 지속…벤촉법 등 제도개선 뒷받침
개인들의 벤처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 하반기 ‘벤처투자촉진법’의 시행으로 엔젤투자를 뒷받침하는 제도와 혜택이 확대되면서다. 정부는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일몰제로 운영되는 소득공제와 비과세 혜택을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투자장벽도 낮아진다. 사행성 업종만 아니면 제한 없이 투자가 가능해진다.

국내 한 액셀러레이터 관계자는 “벤처투자에 관심은 있지만 직접투자에 어려움을 느끼는 개인들의 문의가 1~2년새 급증했다”며 “앞으로 개인들의 소액 크라우드펀딩부터 엔젤·벤처펀드 투자가 기존 자산에 대한 대체투자수단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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