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다 줄어도…' 車 판매 오직 한국시장만 늘었다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0.07.29 09:59
글자크기
2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수출을 위한 완성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자동차 생산이 수출 증가에 힘입어 5년만에 최대로 늘었다. 8월 자동차 생산은 2013년 8월(24.1%)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로 21.8% 늘었다. 2018.10.2/뉴스12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수출을 위한 완성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자동차 생산이 수출 증가에 힘입어 5년만에 최대로 늘었다. 8월 자동차 생산은 2013년 8월(24.1%)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로 21.8% 늘었다. 2018.10.2/뉴스1


상반기 글로벌 주요 자동차 시장 중 오직 한국에서만 자동차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29일 2020년 상반기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를 통해 상반기 한국 자동차 신규등록이 전년 동기 대비 6.6% 늘어난 94만8000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한국은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전 세계 완성차 판매의 70%를 차지하는 10대 자동차 시장 중 유일하게 판매가 증가했다. 코로나19(COVID-19) 악재에도 불구하고 정부 수요부양책과 다양한 신차 출시로 시장 충격을 최소화했다.



다만 세부 내용을 뜯어보면 '불황형 호조'가 읽힌다. 양호한 내수판매에도 불구하고 상용차와 법인·사업자 구매는 위축됐기 때문이다.

상반기 한국시장 승용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0.7% 늘었지만 승합차와 화물차 등 상용차는 11.9%나 줄었다. 코로나19에 따른 급격한 경기 위축으로 소상공인들의 신차구매 계획이 지연된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맥락에서 법인·사업자 구매도 크게 줄었다. 최근 10년 간 지속적으로 증가해 온 법인·사업자 판매비중은 올 상반기 26.3%로 떨어졌다. 전년 동기 대비 2.0%포인트 떨어진 수치인데 이는 역대 최대폭 하락이다.

해외 판매망이 마비되면서 수출이 여의치 않은 국내 완성차브랜드들이 그간 인도가 늦어졌던 주요 모델을 내수시장에 풀면서 내수 판매가 늘었다. 반면 상용차 등 생계형 차량과 법인·사업자 판매는 줄어든 것이다.

한편 SUV(스포츠다목적차량) 약진 트렌드는 유지됐다. 신규 등록 차종 중 세단 비중은 2013년 75.3%에서 올 상반기 53.5%까지 떨어졌다. 세단과 SUV 모두 대형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코로나19로 국내여행과 캠핑 수요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수소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약진도 눈에 띈다. 상반기 9만여대 판매됐는데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늘어난 양이다.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6%로 10%대에 근접했다.

다만 전기차 중 1만6707대 판매된 가운데 국산은 42.6% 줄어든 7834대에 그쳤다. 반면 수입차는 150% 늘어난 8873대 판매됐다. 전기차 정부보조금 중 절반 이상을 수입차가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수입차판매는 15.8% 증가했다. 테슬라가 주도한 미국산, 지난해 배기가스 문제로 공급 차질을 빚었던 독일산, 볼보가 호조를 보인 중국산은 판매가 늘었다. 반면 불매운동이 계속되는 일본산 자동차판매는 59.3% 줄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