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벤촉법' 시행 앞두고…너도나도 액셀러레이터 등록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20.07.3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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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벤촉법' 시행 앞두고…너도나도 액셀러레이터 등록


 ‘한국형’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다음달 ‘벤처투자촉진법’(이하 벤촉법) 시행을 앞두고 기존 전문투자자부터 중견기업, 벤처캐피탈(VC), 대학교, 기관과 협·단체까지 액셀러레이터 등록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액셀러레이터는 300곳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육성의 길라잡이 역할을 기대하며 액셀러레이터 등록제도를 도입한 지 3년7개월여 만이다.



29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에 정식 등록한 액셀러레이터는 259곳이다. 이달 들어 한국표준협회, 아주아이비투자, 스타트업미래포럼, 에트리홀딩스, 포스코기술투자 등 8개사가 신규 등록 절차를 마쳤다. 이를 포함한 전체 등록 액셀러레이터 수는 267개사다.

액셀러레이터는 초기창업자 등을 선발해 투자·보육하는 전문 창업기획자다. 주로 수천만 원 단위의 초기투자와 공간·인력·경영 등을 지원해 창업실패율을 낮추고 후속투자를 이끄는 역할을 한다. 실리콘밸리의 와이콤비네이터, 테크스타즈, 500스타트업스 등이 대표적인 글로벌 액셀러레이터다.



한국형 액셀러레이터는 유니콘기업 육성 등을 목적으로 2017년 1월 이 제도가 도입됐다. 정부 지정·인가가 아닌 등록방식으로 운영된다. 액셀러레이터 수는 첫해 54개사에서 2018년 135개사, 2019년 214개사, 올해 7월 현재 267개사로 빠르게 늘어났다.

액셀러레이터 등록 불 당긴 '벤촉법'
다음달 12일 시행되는 벤촉법은 액셀러레이터 등록 러시의 불을 댕기는 도화선이 됐다. 벤촉법은 그동안 ‘중소기업창업지원법’(창업법)과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벤처법)으로 나뉜 벤처투자제도를 통합·개편한 형태다.

벤촉법 시행에 따라 지금까지 개인투자조합만 만들 수 있었던 액셀러레이터가 대규모 벤처펀드를 조성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개인 엔젤투자자들의 투자금을 모아 투자하는 일종의 ‘법인형 엔젤투자’다.


액셀러레이터로 등록한 곳도 전문투자자 외에 중견기업·기관·대학교 등으로 다양해졌다. 제약회사인 대웅제약, 산업표준 및 기술인증제도 등을 운용하는 한국표준협회,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기술사업화 전문 투자회사 에트리홀딩스 등이 최근 등록했다. 이외에도 국내 1세대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인 안랩, 카카오 계열의 투자전문회사인 카카오벤처스, 지역별 창조경제혁신센터나 대학 내 투자지주사, 사단법인 벤처기업협회, 한국엔젤투자협회 등도 액셀러레이터로 활동 중이다.

중기부는 올해 등록 액셀러레이터 수가 300곳을 넘길 것이라고 내다본다. 양적 확대에 이어 실적이 미흡한 곳들은 차차 걸러낼 방침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벤처투자 생태계를 한 단계 성장시킬 수 있는 새 제도가 마련되면서 시장참여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앞으로는 질적 성장을 위한 세심한 제도운용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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