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 작업자와 접촉 많은 러시아 선원 20일부터 전수 진단검사 (종합)

뉴스1 제공 2020.07.1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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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항 러시아 선원 확진자 한달새 42명…“유관기관 공조 미흡”
러시아 원양어선 레귤호 17명 확진…수리작업 한국인 30명 접촉

(부산=뉴스1) 조아현 기자,박채오 기자
16일 부산 영도구의 한 수리조선소에 정박 중인 한 러시아 원양어선에서 러시아인 선원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영도구 보건소 직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2020.7.16/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16일 부산 영도구의 한 수리조선소에 정박 중인 한 러시아 원양어선에서 러시아인 선원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영도구 보건소 직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2020.7.16/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부산=뉴스1) 조아현 기자,박채오 기자 = 부산 감천항에 입항하는 러시아 선원들 가운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오는 20일부터 국내 작업자와 접촉이 많은 러시아 선박의 선원에 대해서는 유증상 여부와 관계없이 전수 진단검사를 실시하도록 했다.

부산 감천항에 정박 중이던 러시아 국적 선박 3척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러시아 선원은 17일 오후 22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모두 국가지정 격리병원인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는다.



지난 한 달 동안 부산 감천항을 통해 입항한 선박 가운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러시아 선원은 모두 42명으로 집계된다.

17일 국립부산검역소와 부산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0분기준 러시아 국적 레귤호(REGUL, 825톤) 선원 29명 가운데 17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15일 감천항을 통해 입항한 러시아 국적 크론스타스키호(KRONSHTADTSKIY, 2461톤)에서는 현재까지 확진자 3명이 나왔고 다음날인 16일 들어온 러시아 국적 미즈로보스바호(MYSLOVTSOVA, 2058톤)에서도 확진자 2명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오는 20일부터 러시아에서 들어오는 선박 가운데 국내 항만 작업자와 접촉이 많은 선박의 선원에 대해서는 유증상 여부와 관계없이 전수 진단검사를 실시하도록 통보했다.

또 선원과 한국인 작업자 간에 접촉이 적은 선박의 경우에는 기존대로 유증상자만 진단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원양어선인 레귤호는 지난달 26일 선박 수리를 위해 감천항에 입항했다. 검역당국은 레귤호에서 하선을 희망하는 7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특별검역을 실시했고 이 가운데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하선 희망자 나머지 4명은 '음성' 판정이 나왔다.

검역당국은 레귤호 전체 선원 가운데 미검사 선원 22명을 대상으로 검체를 채취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고 이 과정에서 14명이 추가 획진됐다.

검역당국은 부산 영도구 대평동에 있는 수리조선소에서 지난 3일부터 레귤호 선박 수리 작업에 참여한 한국인 노동자 30명을 밀접 접촉자로 분류하고 자가격리 조치했다. 접촉자들은 앞으로 코로나19 유증상이 나타나면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다.

지난 12일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해 지난 15일 감천항 3부두에 입항한 냉동냉장선 크론스타스키호는 전체 선원 17명 가운데 3명이 발열 증세를 보였다. 검역 당국이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 결과 선원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9일 페트로파블롭스크 캄차츠키(PETROPALOVSK KAMCHATSKIY)에서 떠나 지난 16일 감천항 2부두에 들어온 원양어선 미즈로보스바호에도 발열증세를 나타낸 선원 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까지 레귤호, 크론스타스키호, 미즈로보스바호 등 선박 3척에 소속된 러시아 선원 110명 가운데 2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88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음성 판정을 받은 88명은 현재 선박에 자체 격리된 상태다.

시 보건당국은 국립부산검역소에서 의뢰한 러시아 선원 22명을 모두 부산의료원으로 옮겨 음압치료를 진행한다.

지난달 선박 수리를 위해 감천항에 입항했다가 시범 운행을 위해 해상으로 나간 뒤 재입항한 투발루 국적 원양어선 카이로스호(KAIROS, 499톤)에서도 지난 14일 러시아 선원 확진자가 1명이 나왔다. 나머지 선원 43명은 '음성'으로 판정됐다.

해당 카이로스호에 승선했던 도선사, 선박대리점, 수리업체 직원 등 100여명 가운데 한국인 노동자 45명이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현재 자가격리 중이다.

한편 지난달에도 부산 감천항에 정박 중이던 냉동화물선 아이스스트림호(ICE STREAM, 3401톤)에서 러시아 선원 확진자 18명이 나왔고 같은 선사 소속인 아이스크리스탈호(ICE CRYSTAL, 3564톤)에서도 확진자 1명이 추가로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선박수리업체 직원, 하역 노동자, 부산항운노조원 등 164명이 자가격리됐다.

지난 한 달 동안 부산 감천항에 입항한 외국적 선박 가운데 확진 판정을 받은 러시아 선원은 모두 42명으로 집계된다.

국립부산검역소와 부산항만공사, 부산시 등 유관기관이 '항만 검역'과 '지역내 감염' 업무로 나뉘어 협업이나 감염병에 대한 정보공개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공조 체계가 미흡하거나 보완할 부분인 다시 한번 세밀하게 살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은 러시아 선원 확진자에 대한 병원 수용에 큰 문제가 없다"며 "환자 수용이나 접촉자 관리에 대한 여력이 없어질 경우 감천항에 러시아 선박 입항을 중단하도록 요청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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