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기자 "박시장 동료, 성추행 의혹 귀 닫고 싶어해"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20.07.15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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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고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영결식에서 유가족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고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영결식에서 유가족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박 시장의 정치 동료들은 그에게 제기된 성추행 의혹에 대해 귀를 닫고 싶어하는 것 같다"

영국 BBC방송의 로라 비커 서울 특파원은 13일(현지시간) '4년간 성추행 의혹을 받는 박원순 서울시장'이라는 기사에서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논란을 두고 이같이 전했다. 성추행 의혹 관련 질문을 하자 조문을 마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그런건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하거나 한 기자에게 욕설까지 한 점을 근거로 들면서다.

이를 두고 비커 특파원은 "민주당 관계자들은 여성의 권리를 위해 그렇게나 열심히 싸웠던 이에 대한 기억과 우리가 듣고 있는 의혹들을 조화시키는 것을 어려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수십년간 몹시 가부장적인 이 나라에서 여성들은 성추행 피해를 힘들게 제기해왔다"면서 "2년전 미투 운동이 촉발되면서 이러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거돈 부산시장 역시 성추행 논란으로 사퇴했다고 전했다.

비커 특파원은 박 시장 성추행 고소인이 기자회견에서 4년간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밝히면서 서울시청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무시당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고소인이 박 시장의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는 내용도 전달하면서 "죽음, 두 글자는 제가 그토록 괴로웠던 시간에도 입에 담지 못한 단어"라는 말과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말한 대목을 그대로 보도했다.



이같은 논란으로 박 시장의 죽음 이후 "서울특별시 장례에 반대한다는 청원에 동참한 이들도 50만명이 넘었다"고도 전했다.

비커 특파원은 "박 시장의 정치 동료들은 슬픔 때문에 귀를 덮은 손을 내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도 "수많은 여성들은 권력자들에 신뢰를 가지려면 자신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라 비커 BBC 서울특파원. /사진=트위터 캡처.로라 비커 BBC 서울특파원. /사진=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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