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박원순계' 의원들 조문 행렬…말없이 병원 오가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20.07.10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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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자들 한탄…"일어나라, 미안하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전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인 故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전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인 故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윤준병, 기동민 더불어 민주당 의원 등 국회 안팎에서 '친 박원순계'로 불렸던 인사들이 10일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의 운구가 안치된 서울대 병원을 찾았다.

이들은 "아버지 전화기가 꺼져 있다"며 경찰에 신고를 했던 박 시장의 딸 등 유족들을 위로하고 고인을 애도하기 위해 모였다.



윤 의원은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지내다 21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재선인 기동민 의원은 정무부시장 출신이다. 이 밖에 박홍근, 이학영, 남인순 의원 등 고인과 친분이 두터웠던 의원들도 찾았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 취재진과 대화를 삼가며 말 없이 병원을 오갔다.

1956년생으로 박 시장과 동갑내기이자 친분이 두터웠던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아침 일찍 서울대병원을 방문했다가 출근했다.



9일 오후 박원순 서울시장의 실종 신고가 접수된지 7시간 만에 숨진채 발견된 10일 새벽 경찰들이 서울 북악산 인근에서 박 시장의 시신을 수습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9일 오후 박원순 서울시장의 실종 신고가 접수된지 7시간 만에 숨진채 발견된 10일 새벽 경찰들이 서울 북악산 인근에서 박 시장의 시신을 수습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지지자들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샜다. 고인의 지인으로 서울 용산에 거주하는 63세의 자영업자는 서울대병원을 찾아 "새벽 2시 경찰 발표가 있기 전까지 믿지 않았다"며 황망한 심경을 밝히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새벽에 찾아온 지지자들은 "일어나라", "미안하다", "사랑한다"고 외쳤다. 장례식장이 설치될 실내에서 방 문을 걸어 잠근 누군가의 흐느껴 우는 목소리도 들렸다.


술에 취한 채 수풀에 앉아 목소리를 높이다 경찰의 제지를 받은 이도 있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유고로 시장 권한을 대행하게 된 서정협 행정1부시장이 10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향후 계획을 포함한 입장 발표 전 인사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박원순 서울시장의 유고로 시장 권한을 대행하게 된 서정협 행정1부시장이 10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향후 계획을 포함한 입장 발표 전 인사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서울시 직원은 "박 시장께서 오래 재임하셨기 때문에 정이 든 직원들이 많을 것"이라며 "젊은 직원들은 감정 표현에도 솔직할 수 있어 크게 우는 이들도 나타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시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서울시청사는 침울한 분위기에 빠졌다. 박 시장이 무사히 돌아오길 원했던 직원들은 끝내 말문을 잇지 못했다.

박 시장의 궐위로 시장 권한대행이 된 서정협 서울시 행정 1부시장은 이날 오전 "통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밝혔다.

김태균 서울시 행정국장은 박 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지난 8일 고발을 당한 사실과 관련 "언론을 통해 알았다"고 밝혔다.

이날 자정 무렵 서울 북악산 성곽길 인근 산 속에서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시장의 딸이 실종 신고를 한 지 7시간여만이다.
'친 박원순계' 의원들 조문 행렬…말없이 병원 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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