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전국 고검장 간담회'를 앞두고 검찰 관계자들이 출입하고 있다./사진=뉴스1
윤 총장이 소집한 전국 검사장 회의는 전날 오후 6시50분 종료됐다. 오전 10시부터 '전국 고검장', '수도권 검찰청 검사장', '지방 검찰청 검사장' 등 세 그룹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윤 총장은 회의에서 특별히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한다. 회의에 참석한 검사장들은 엄숙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 받았다.
회의에 참석한 검사장들은 수사자문단 중단 지시에 관해선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반면 중앙지검 수사팀의 독립수사 지휘에 대해선 다수가 "위법하고 부당한 지시"라는 의견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수사 지휘와 보고를 받는 것은 검찰총장의 합법적 권한이기 때문에 장관이 이를 배제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윤 총장 본인은 언급하진 않았으나, 검사장들 사이에서는 '총장의 거취 문제'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장들은 이번 문제로 총장이 사퇴하는 것은 안된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참석자들은 "총장이 사퇴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은 대통령이 불신임을 간접적으로라도 표현했을 때"라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추미애 장관은 임명 제청권자이지 임명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사퇴'를 요구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한 참석자는 "대통령의 명시적 의제표현이 없는 한 검찰총장이 사퇴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의견도 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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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사진=뉴스1
추 장관은 회의가 개최되자 압박공세를 높이는 모습을 보였다. 법무부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일각에서 주장되는 수사팀교체나 제3의 특임검사 주장은 이미 때늦은 주장으로 그 명분과 필요성이 없다"면서 "장관의 지시에도 반하는 것"이라 밝혔다.
수사팀 교체 등은 장관의 지휘권을 발동하자 '불공평하다'며 검찰 내부에서 나온 제안들이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이 '이미 늦은 주장'이라고 잘라내면서 윤 총장의 선택지가 좁아진 셈이다.
추 장관이 검사장 회의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회의가 열린다는 사실보다는 결국 내용이 중요한 것"이라며 "(추 장관은) 회의 진행 경과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총장 결정'만 남았다...주말 또는 6일쯤 회의결과 보고받는 윤석열이제 바통은 윤 총장에게 넘어갔다. 이번에 열린 회의는 의견 수렴의 성격을 가지는 간담회이기 때문에, 최종 결정은 윤 총장이 해야 한다. 찬성이나 반대를 나누는 의결과정도 거치지 않았다.
윤 총장은 이르면 다음주 초 결론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주무부서인 대검 기획조정부는 제시된 의견을 정리한 뒤 주말 또는 월요일(6일)에 윤 총장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참석자 대다수가 부당함을 표하는 등 의견이 모였으나 윤 총장은 고심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이 지휘를 일부라도 거부한다면 추 장관은 감찰 등 지시불이행에 따른 후속 조치를 내놓을 수도 있다. 또 여권의 사퇴 압박이 더욱 거세질 우려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