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가짜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07.03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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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미트 등 글로벌 대체육 기업 중국 진출 나서며 시장 확대…중국 스타트업도 대체육 개발 중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비욘드미트 제품. /사진=로이터.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비욘드미트 제품.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육류 소비시장인 중국이 식물성 고기에 눈뜨기 시작했다. 글로벌 대체육기업뿐 아니라 중국 내에서도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대체육을 내놓는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면서 대체육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대체육기업 비욘드미트는 이날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와의 제휴를 통해 중국 소매점 등에서 식물성 고기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5일부터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신선식품업체 '프레시포(Freshippo, 허마셴셩)' 상하이 매장 50곳에서 비욘드미트의 식물성 버거 패티를 살 수 있게 된다. 9월까지 베이징과 항저우에 있는 48개 매장에서도 구입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번 제휴를 통해 중국 소비자들이 마트에서 직접 조리되지 않은 대체육을 구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서 비욘드미트는 4월 스타벅스와의 제휴를 통해 중국 본토에 처음 진출했다. 중국 외식기업 얌차이나가 운영하는 중국 여러 도시의 KFC, 피자헛, 타코벨 등에서도 비욘드미트의 대체육 제품을 판매 중이다.



중국이 '가짜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중국과 홍콩의 스타트업들도 중국인의 입맛에 맞춘 대체육 제품들을 속속 중국 본토시장에 내놓고 있다.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체육 기업 그린먼데이는 지난해부터 알리바바 온라인쇼핑몰인 티몰에서 식물성 돼지고기 '옴니포크'를 판매 중이다. 데이비드 융 그린먼데이 최고경영자(CEO)는 "돼지고기가 서양에서는 햄, 소시지 등 완제품으로 소비되는 것과 달리, 아시아에서는 만두의 속재료 등 다양한 요리에 섞이는 기본 재료로 활용된다"면서 "옴니포크는 아시아 여러 요리에 들어가는 돼지고기를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린먼데이의 마케팅담당자 도로시 마는 "코로나19 이후 많은 중국인들의 안전한 음식에 대한 열망이 높아졌다"면서 "홍콩에서만도 옴니포크의 지난 4월 매출은 1월에 비해 120%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진=쩐미트./사진=쩐미트.
중국 본토 대체육 스타트업인 쩐미트는 지난달 식물성 꿔바로우(돼지고기 튀김)을 출시해 중국 전역의 훠궈 전문점과 계약을 맺고 납품하고 있다. 빈스 루 쩐미트 CEO는 "미국 대체육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이 버거를 좋아한다. 그렇다면 중국 시장에서는 어떤 제품이 사랑받겠는가. 뜨거운 훠궈 요리다"라고 말했다.

쩐미트 꿔바로우는 콩 단백질로 튀김 부분은 고구마 전분으로 만들어졌다. 훠궈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중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창업자본 500만위안(약 8억5000만원)으로 설립된 쩐미트는 최근 뉴욕 소재 빅아이디어벤처스(BIV)로부터 수십만달러 규모 투자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세계 최대 육류 소비국이다. 전세계 육류 소비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중국은 글로벌 대체육 업체들의 주요 공략 시장이다. 특히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이후 대체육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지난해 중국의 대체육 시장 규모가 100억달러(약 12조원)에 달했으며 2023년까지 13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세계 식품기업 네슬레는 중국 톈진 경제기술개발 지역에 1억달러(약 1200억원) 규모의 대형 '비건 푸드 팩토리'를 건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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