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서 풀린 돈, 예탁금 첫 50조…증시 더 띄울까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2020.06.3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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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상 처음으로 투자자예탁금 50조원 시대가 열렸다. 올해 초 30조원을 밑돌던 예탁금이 반년 만에 20조원 넘게 늘어나는 등 시중의 부동자금이 주식 시장으로 물밀 듯이 쏟아지고 있다.

언제든 주식 시장에 투입될 수 있는 '증시 대기자금'도 170조원을 넘어서며 보름만에 1조2113억원 증가했다. 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도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넘어서는 등 극한 변동장에서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열기가 시간이 갈수록 더 뜨거워지고 있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투자자예탁금은 50조509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하루 만에 4조1702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역대급 증가 폭이다.

증권업계는 이번 예탁금 급증이 최근 IPO(기업공개) 시장 대어로 알려진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에 약 31조원에 달하는 증거금이 모인 데 따른 영향으로 보고 있다. 청약이 마무리된 후 증거금 환불일이 지난 26일이었기 때문이다. 상당수 청약투자자들이 SK바이오팜 청약 이후에도 주식 시장에 머무르면서 증시자금이 단기간에 오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일일 거래대금도 유례없는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우려로 폭락 장이 시작된 지난 3월 2일부터 지난 26일까지 코스피·코스닥시장 평균 거래대금은 20조830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9조4065억원) 대비 2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증시에 언제든 뛰어들 수 있는 대기자금도 수직상승 중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증시 대기자금은 170조5215억원으로 지난 15일(169조3106억원) 대비 보름 만에 1조2113억원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투자자예탁금(50조5095억원) △파생상품 거래예수금(12조2374억원) △RP(환매조건부채권) 잔고(77조8082억원) △예탁증권 담보융자(17조1188억원) △신용융자 잔고(12조5451억원) △위탁매매미수금(3014억원) △신용대주(11억원) 등 총 170조5215억원이었다.


반면 주식형펀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수 변동성도 따라가지 못하는 펀드에 투자하기보다 직접 투자하겠다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설정액은 연일 유출되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올 1월 14일 주식형펀드의 설정액은 89조4117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꾸준히 하락하며 지난 26일에는 74조2988억원으로 고꾸라졌다. 반년 사이 15조원 넘게 설정액이 유출된 것이다. 같은 기간 투자자예탁금에 22조원이 넘는 돈이 들어오며 극명한 대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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