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中企'에 스피드대출…'언택트' 수출입銀 빨라진다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20.07.01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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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금융강국 코리아]<수출입은행②>코로나19, 수은 DT 기폭제로

편집자주 세상을 코로나 이전/이후(Before Corona/After Corona)로 구분하는 건 하나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통념이 됐다. 이른바 AC 시대에 글로벌 밸류체인이 위협받으면서 ‘언택트’가 대세가 됐다. 금융 역시 이런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대면 위주의 영업방식은 빠르게 비대면으로 대체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으로 영토를 넓혀 가던 국내 금융회사들은 이제 디지털금융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수출입은행은 개인 고객이 아닌 기업여신과 대형 프로젝트금융(PF)에 특화돼 있고, 기업여신·PF금융은 비교적 디지털 의존도가 낮은 편이다. 전통적으로 수은 내부의 디지털전환(DT) 필요성에 대한 인식과 추진 속도가 시중은행보다 더뎠던 이유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판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수은 DT의 기폭제가 됐다. 모든 신규 비즈니스가 ‘언택트’ 기반으로 전환되면서 DT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위기 中企'에 스피드대출…'언택트' 수출입銀 빨라진다


수은은 업무 각 분야에서 비대면·언택트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판매 개시한 ‘중소 스피드업 수출입 대출’은 코로나19 시기 수은의 디지털 역량이 빛을 발한 사례 중 하나다.

스피드업대출은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빠진 중소기업에 별도 담보 요구 또는 신용평가 절차 없이 재무제표에 기반해 정량심사만으로 ‘초스피드’ 지원을 하는 게 특징이다. 수은 홈페이지에서 체크리스트, 희망금액 등을 기재하는 대출신청서 작성 등을 거치면 해당 기업의 소재지와 업종 등을 고려해 적합한 수은 지점과 심사역에서 추가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스피드업 대출 시스템 구축을 담당한 박보연 정보시스템부 차장은 “ DT 전략 도출을 위한 시범사업이 될 것”이라며 “7월부터는 거래확인, 잔액증명, 이자징수·기일 등 각종 확인서 발급 비대면 신청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수출입은행은 코로나19 판데믹 이후 해외PF 사업 과정에서 각국의 사업주체들과 화상회의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 사진제공=수출입은행수출입은행은 코로나19 판데믹 이후 해외PF 사업 과정에서 각국의 사업주체들과 화상회의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 사진제공=수출입은행
주력인 PF 부문의 업무 방식도 언택트 방식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미 작년 초부터 RPA(로봇프로세스업무자동화)를 구축해 실무진이 사업협력 파트너와의 문서 교환 등 소통 채널을 좀 더 빠르고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기업정보 프로그램을 연동해 상대 고객 정보를 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했다.

황경준 플랜트금융부 차장은 “PF 금융은 사업주는 물론 차주, 법률·시장·환경 등 각종 자문사 등 여러 사업 주체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이 중요한데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도 화상 회의 채널이 무리 없이 운영되고 있다”며 “현재의 화상 회의 시스템이 더욱 고도화되면 오히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해외출장 등 프로세스를 효율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수은은 RPA 시스템을 지금보다 확대해 업무과정 전반의 혁신을 꾀할 계획이다. RPA는 기존 IT시스템 변경 없이도 비교적 단기간 내 DT의 효용성을 체감할 수 있는 분야기 때문이다. 수은은 지난해 4월 RPA 1단계 10개 과제의 구축을 완료했다. 우선순위 업무 중심으로 11개 과제를 추가해 2단계 RPA에 나설 방침이다.

수은은 또 ‘자동심사시스템’ 도입도 추진한다. 단순·반복적 여신 거래 업무는 자동심사에 맡기고, 여신 인력은 새로운 사업기회 발굴 등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에 따라 수은은 조만간 자동심사시스템 구축의 기대효과 분석, 관련 컨설팅 발주 등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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