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빵' 저작권 소송, 대법 기각…백희나 작가 결국 졌다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20.06.27 17:56
글자크기
백희나 작가/사진=유튜브 캡쳐백희나 작가/사진=유튜브 캡쳐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한 그림책 '구름빵' 백희나 작가가 출판사 등을 상대로 낸 저작권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5일 백 작가가 한솔교육과 한솔수북, 강원정보문화진흥원과 디피에스를 상대로 낸 저작권침해금지 등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심리불속행 기각판결로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원심판결에 법 위반 등 사유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대법원이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결정이다.

백 작가는 그림책 13권을 출간했다. 특히 '구름빵'은 2011년 영어판을 비롯해 10여개국에서 번역출간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비 오는 날 구름 반죽으로 만든 빵을 먹은 아이들이 두둥실 하늘로 떠올라 아침을 거르고 출근하는 아빠에게 구름빵을 가져다준다는 이야기로 현재까지 약 45만부가 팔렸다.



구름빵의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각종 캐릭터 상품은 물론 TV애니메이션, 뮤지컬 등 2차 콘텐츠 생산으로 4400억원의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백 작가는 출판사와 저작권을 일괄양도하는 '매절계약'을 맺으면서 1850만원의 인세만 챙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백 작가는 "출판사 등은 2억원을 지급하고, 구름빵 책과 캐릭터 등을 판매하지 말라"며 소송을 냈지만 1, 2심 모두 패소했다.

2심 재판부는 매절계약 무효 주장에 대해 "계약이 체결된 2003년 당시 원고가 신인작가였던 점을 감안해 상업적 성공 가능성에 대한 위험을 적절히 분담하려는 측면도 갖고 있다"며 "백 작가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편 백희나 작가는 지난 3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의 올해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은 스웨덴 정부가 2002년 만든 상으로 '삐삐 롱스타킹'을 쓴 스웨덴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정신을 기리기 위한 상이다. 올해 67개국에서 240명이 후보로 올랐으며 한국 작가가 이 상을 받은 것은 백 작가가 처음이다.

강원정보문화진흥원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구름빵/사진제공=강원정보문화진흥원강원정보문화진흥원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구름빵/사진제공=강원정보문화진흥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