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도 이재용 손 들어줬는데…檢, 무리수 강행할까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20.06.26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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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심의위, 불기소 권고…삼성 일단 안도 속 檢 동향 예의주시

경영권 부정 승계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경영권 부정 승계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77,600원 ▼400 -0.51%) 부회장이 삼성 합병·승계 의혹과 관련해 검찰 기소 위기에서 한짐을 덜었다. 삼성 측은 검찰이 수사심의위 권고를 받아들여 이 부회장이 기업인 본연의 경영활동 집중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26일 오전 10시30분부터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비공개로 열린 검찰 수사심의위는 이 부회장에 대해 불기소 권고를 결정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로써 공은 다시 검찰에 넘어갔다.



검찰 수사심의위가 열리기 3일 전까지도 활발한 현장 행보를 이어간 이부회장은 이날 외부활동 없이 자택에 머물며 결과를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측 역시 별다른 입장발표 없이 초조하게 결과를 지켜봤다.

삼성은 수사심의위가 불기소 결정을 내리자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안심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검찰이 수사심의위의 의견을 거스르고 기소를 강행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검찰의 동향을 살피며 다음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있다. 검찰은 현재까지 8차례의 수사심의위 권고를 모두 수용했지만, 이 부회장 사건은 결이 다르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다만 재계와 법조계에선 검찰이 자체 개혁 방안의 하나로 수사심의위를 도입한 만큼 이를 거스르는 것이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수사심의위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사법 리스크가 완화돼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통해 현재의 경제위기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국민도 이재용 손 들어줬는데…檢, 무리수 강행할까
이 부회장은 최근까지도 숨가쁜 현장 경영을 해왔다. 지난 15일 반도체(DS부문)과 제품(IM부문) 사장단과의 릴레이 회의를 시작으로 19일엔 수원 반도체 연구소를 찾았고 지난 23일엔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았다. 이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경영환경이 우리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 자칫하면 도태된다"며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재계에선 잇단 사법 리스크로 '위기는 곧 기회'였던 삼성전자의 성공 스토리가 멈출 수 있다는 불안감이 표출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1월 국정농단 특검에 소환된 이후 3년 7개월간 사법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검찰이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거슬러 기소쪽으로 결론을 낼 경우 삼성은 이 부회장이 구속됐던 2017년 재판 당시보다 심각한 경영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본다.

이번 사건은 수사 기록만 20만쪽에 달할 만큼 방대한 대다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삼성 임직원들도 많아 1심에만 2년 이상이 소요되고 전체 재판은 5년 가까이 진행돼 최장 5년간 삼성의 경영 정상화가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소 이후 유죄가 선고되는 경우 총수 공백이 발생할 수 있는데, 코로나19(COVID-19)와 반도체 패권을 다투는 미중간 무역분쟁 등 위기 상황에서 리더십 부재는 삼성의 미래 성장 준비를 지체시키는 최악의 결과를 낳을 것으로 우려된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모든 기업에게 위기는 기회인데 과감한 도전을 해야 하는 시점에 총수가 또 다시 기소되는 리스크는 뼈아픈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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