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난 '재고 명품'…신라도 내일 지방시·프라다 푼다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0.06.2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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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신세계면세점 재고털이 필두로 23일 롯데, 25일 신라 재고 면세품 판매

코로나19 여파로 김포공항 내 운영 중인 롯데면세점이 휴점에 돌입한 12일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내 롯데면세점의 셔터 문이 내려가 있다. 2020-03-12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코로나19 여파로 김포공항 내 운영 중인 롯데면세점이 휴점에 돌입한 12일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내 롯데면세점의 셔터 문이 내려가 있다. 2020-03-12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신세계면세점을 필두로 롯데면세점까지 면세점 업계가 악성 재고 명품 판매 흥행에 성공하면서 한 시름을 놨다. 롯데면세점은 온라인 흥행을 바탕으로 오프라인서 판매를 준비 중이고, 신라면세점도 자사몰을 통해 물량을 쏟아낼 방침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재고 명품 첫 판매에 나선 신세계면세점이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롯데, 신라 등 경쟁사들도 이 기세를 몰아 재고 털이에 나섰다.



'성공할까' 의심 받던 신세계면세점 재고판매, 2차 판매까지 흥행 몰이 성공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3일 신세계인터내셔날 에스아이빌리지를 통해 '600달러 한도 없는 무제한 쇼핑' 이벤트를 열어 업계 최초로 재고 명품을 판매했다.

발렌시아가, 발렌티노, 보테가 베네타, 생로랑 등 4개 브랜드가 참여하며 취급 품목은 신세계면세점이 반입한 날로부터 6개월 이상 된 물품으로 한정했다. 당초 이번 판매는 그리 흥행을 끌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샤넬·루이비통 등 인기 명품 브랜드가 행사 참여를 거절해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
하지만 이들보다는 한 등급 아래로 평가받지만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들이 참여하면서 '온라인 오픈런'이 벌어졌다. 이에 판매 이틀만인 지난 4일 200여 제품 중 약 93%가 하루만에 판매됐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22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재고 면세품 2차 판매에 나섰고, 또 다시 첫 날 대다수 제품이 품절 사태를 빚으며 신세계면세점이 재고품 판매 흥행몰이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롯데, 신라도 출격…이번주 400억원 규모 재고 푼다
롯데면세점도 23일 롯데쇼핑 ‘롯데온’을 통해 첫 재고 면세품 판매에 나섰다. 해외 명품 50개 브랜드 상품을 시중가 대비 최대 60% 할인된 가격에 내놓으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소비자가 몰리면서 판매 시작 후 30여분간 롯데온 사이트는 먹통이 됐다. 클로에 'C미니백'·'나일백', 펜디 '미니 바게트' 등 인기상품을 중심으로 동이나 판매 1시간 만에 제품 중 절반 이상이 품절됐다.

롯데면세점은 온라인 흥행몰이를 바탕으로 면세업계 최초로 오프라인에서 재고 판매에도 나선다. 롯데백화점 노원점,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파주점에서는 25일 프리오픈 행사를 실시하고, 26일 롯데백화점 영등포·대전점과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김해점, 롯데아울렛 광주수완점·대구 이시아폴리스점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신라면세점도 25일 자체 온라인 플랫폼 ‘신라트립’에서 재고 면세품 1차 판매에 나선다. 지방시와 펜디·프라다 등 20여 개 브랜드 제품이 판매되며, 발렌시아가·발렌티노·발리 등도 7월 초순 2차 판매에 포함될 예정이다. 이번 주 두 면세점이 판매하는 면세품 규모는 각각 200억원씩 총 400억원 내외다.

매출액 99% 급감 면세업계, 숨통 트였다
면세점 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국제 항공편 공항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4월 입국 외국인 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62.2% 감소한 207만여 명에 그쳤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1분기 4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세계면세점도 1분기 324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롯데면세점은 적자를 면했지만 1분기 영업익이 4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96% 급감했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1일 오전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제주점 입구에 휴업을 알리는 안내판이 서 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4월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159명으로 전년 동월(13만9360명) 대비 99.2%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0.06.01.   woo1223@newsis.com[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1일 오전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제주점 입구에 휴업을 알리는 안내판이 서 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4월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159명으로 전년 동월(13만9360명) 대비 99.2%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0.06.01. [email protected]
이 같은 상황에서 악성 재고 처분은 업계에 한줄기 빛이 됐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매출액이 99% 이상 빠지고 어닝쇼크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재고품 처리로 물류 창고 비용 등을 줄이고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면세상품 국내 판매 허용으로 그 동안 어려움을 겪고 있던 면세업계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이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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