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팬에 당한 트럼프, 이번엔 애리조나행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20.06.23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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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오클라호마주 털사 유세에 나섰지만 객석이 텅 비며 흥행에 실패했다. 23일(현지시간)엔 대선 격전지로 꼽히는 애리조나에서 두번째 유세에 나선다. /AFPBBNews=뉴스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오클라호마주 털사 유세에 나섰지만 객석이 텅 비며 흥행에 실패했다. 23일(현지시간)엔 대선 격전지로 꼽히는 애리조나에서 두번째 유세에 나선다. /AFPBBNews=뉴스1


오클라호마 털사에서 텅빈 유세장 굴욕을 겪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대선 격전지인 애리조나를 찾는다. 하지만 이번에도 만만치 않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애리조나 유마 미국-멕시코 국경장벽을 둘러본 뒤 피닉스의 한 교회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유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날 현장에는 30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경장벽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이었고, 이 덕분에 트럼프 대통령은 애리조나에서 3.5%포인트차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2012년만해도 공화당의 미트 롬니 후보가 9%포인트 차이로 패배했던 지역에서 반전을 이룬 것이다.

하지만 WSJ를 비롯해 뉴욕타임스(NYT), NBC뉴스 등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환영보다는 굴욕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있다.



우선 애리조나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단 15일만에 두배가 되는 등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텍사스, 플로리다 등과 함께 ’코로나19가 산불처럼 번지고 있다’면서 제2의 진원지가 될수 있다는 평가가 지역이다. 22일 기준 애리조나 누적 확진자수는 5만4586명, 사망자는 1343명을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달에는 흑인 남성 디온 존슨(28)이 피닉스 고속도로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면서 지역내 항의 시위도 거세진 상황이다.

마이클 스틸 전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우리는 여전히 팬데믹 한 가운데 있으며, 경제는 매우 깊은 구멍에 빠져있다”면서 “여기에 인종차별 시위까지 벌어지고 있어 애리조나에서 트럼프의 목소리는 힘을 잃고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캠프측은 “2016년 애리조나 주민들이 트럼프를 믿었고, 트럼프는 세제 개편, 무역, 국경 안전 등 모든 약속을 지켰다”고 주장한다.

NYT는 “2018년 선거에서 애리조나 유권자들이 이미 민주당 후보를 상원에 보냈다”면서 “이미 애리조나 인구의 24%를 차지하는 라틴계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에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선까지 4개월 남은 시점에서 재선을 위해 애리조나가 꼭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의 자신감은 점점 난관에 부딪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트럼프 캠프는 애리조나 표심을 잡기 위해 큰 공을 들이고 있다. 트럼프 캠프는 이번주 들어 TV 광고에 180만달러를 쏟아부었다. 경쟁자인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는 20만달러를 썼다.

NYT는 앞서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오클라호마주 털사 유세장이 K팝 팬들 때문에 텅텅 비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이들이 입장권 신청을 해놓고 ‘노쇼’를 했기 때문. 트럼프 캠프가 시위대와 가짜뉴스를 탓했지만, 정치 무대로 K팝 팬들이 영향력을 넓히면서 이들이 더 적극적인 제스처를 취할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외신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애리조나 유세까지 흥행에 실패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은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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