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볼트EV 주행사진. /사진제공=한국지엠
신형 볼트EV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성능이다. 배터리 개선을 통해 주행거리가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배터리 용량이 기존 60kwh(킬로와트아워)에서 66kwh로 확장되면서 1회 충전시 주행가능 최대거리가 383km에서 414km로 늘어났다. 현행 국내 전기차 중 가장 긴 주행거리를 지닌 실속형 자동차로 거듭난 것이다.
겉으로 본 외관에 비해 내부 공간은 넓고 여유로운 편이었다. 뒷자석 역시 가운데 센터터널을 없앤 평평한 디자인으로 충분한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쉐보레 볼트EV 내부. /사진=주명호 기자.
쉐보레 볼트EV 내부. /사진=주명호 기자.
엑셀러레이터를 밟으면서 느끼는 가속 성능은 매우 훌륭했다. 출발 초반부터 최대 토크가 나오는 전기모터 특성 덕분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이르는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채 7초가 걸리지 않는다. 2리터 배기량의 국산 중형차의 경우 제로백이 10초 정도 걸린다는 점을 생각하면 뛰어난 가속성능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전기차 특유의 저소음도 볼트EV의 특징 중 하나다. 기본적으로 소음이나 진동이 적다보니 타이어와 도면의 마찰로 들리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릴 정도다. 소음에 민감한 운전자일 경우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더욱 쾌적한 운행을 즐길 수 있다.
'원 페달 드라이빙(One-pedal Driving)' 시스템도 눈에 띄었다. 말그대로 엑셀러레이터 페달 하나로만 운행과 제동이 가능하다. 기어를 'D'에 위치시킨 후 다시 한 차례 밑으로 내려 'L'로 전환하면 적용된다.
일반 페달 사용시 힘을 뗄 때 나타나는 속도 감소와 달리 원 페달 시스템은 확실히 브레이크를 밟은 듯한 제동이 느껴졌다. 이 때문에 처음 원 페달을 사용할 때는 제동거리 가늠이 익숙치 않아 여러 번 발을 밟았다 떼거나 때때로 브레이크를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익숙해지니 브레이크 없이 말그래도 페달 하나만으로 운행과 제동 모두 편리하게 조절할 수 있었다. 브레이크를 안쓰는 만큼 패드 교체 등 유지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만했다.
원 페달 시스템은 감속이나 제동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킨다. 이를 통해 주행가능거리 확대가 가능하다. 여기에 '리젠 온 디멘드(Regen on Demand)' 시스템을 활성화하면 회생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시승 코스 중 한계령을 넘어가면서 이같은 회생 에너지 효율을 제대로 체감할 수 있었다. 급경사에 유턴을 방불케하는 굽은 산길을 오르면서 계기판에 표시되는 주행거리도 빠르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정상을 넘어 내리막으로 접어들자 리젠 온 디멘드 효율이 높아지면서 주행가능거리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한계령을 다 내려온 후 표시된 주행가능거리는 정상 대비 약 30km 가까이 늘어나 있었다.
이런 주행 특성을 활용하면 공인된 수치 이상의 주행거리도 소화할 수 있다는게 한국지엠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017년 제주 전기엑스포에서 열린 서울-제주간 장거리 도전에서 볼트EV는 당시엔 주행가능거리가 지금보다 적은 383km였음에도 470 km 거리를 단 한 번의 충전도 없이 완주하기도 했다.
서울로 돌아와 예정된 목표 장소에 도착하니 아직도 30분 가량 더 주행 가능한 상태였다. 여전히 충전에 걸리는 시간이 적지 않다보니 충분치 않은 주행거리와 이로 인한 방전 우려는 전기차 구매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배터리 효율 개선으로 다시 태어난 2020년형 볼트EV는 이같은 고민을 충분치 해소해줄 만하다.
이전 모델과 같은 가격도 매력적이다. 정부 및 지자체의 전기차 구입 보조금을 제외한 볼트 EV의 가격은 개소세 인하분을 적용하면 △LT 4593만원 △LT 디럭스 4693만원 △Premier 4814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