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시승기]전기차 대명사 '볼트EV' 충전거리 늘려 서울-양양 왕복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2020.06.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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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볼트EV 주행사진. /사진제공=한국지엠쉐보레 볼트EV 주행사진. /사진제공=한국지엠


쉐보레 볼트EV가 2020년형으로 3년만에 돌아왔다. 외관상으로 큰 변화는 없다. 트레일블레이저에 적용됐던 이비자 블루와 미드나이트 블랙 등 색상 2종이 추가되고 듀얼포트 그릴에 음각 문양이 추가된게 전부다.

신형 볼트EV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성능이다. 배터리 개선을 통해 주행거리가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배터리 용량이 기존 60kwh(킬로와트아워)에서 66kwh로 확장되면서 1회 충전시 주행가능 최대거리가 383km에서 414km로 늘어났다. 현행 국내 전기차 중 가장 긴 주행거리를 지닌 실속형 자동차로 거듭난 것이다.



19일 신형 볼트EV의 주행거리 확인을 위해 서울-양양 간 왕복 시승행사에 참여했다. 왕복 거리는 총 401km로 이중 양양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구간을 운전하며 볼트EV의 성능을 체험했다.

겉으로 본 외관에 비해 내부 공간은 넓고 여유로운 편이었다. 뒷자석 역시 가운데 센터터널을 없앤 평평한 디자인으로 충분한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쉐보레 볼트EV 내부. /사진=주명호 기자.쉐보레 볼트EV 내부. /사진=주명호 기자.


8인치인 스마트 디지털 클러스터(계기판)는 주행가능거리, 현재속도, 남은 배터리용량 등을 직관적으로 보여줬다. 화면 우측 부분에는 전력 소모량뿐만 아니라 회생 제동때 충번되는 전력량도 실시간으로 표시해줬다. 운전자로서는 그만큼 배터리 관리를 통한 효율적인 운행이 가능하다.
쉐보레 볼트EV 내부. /사진=주명호 기자.쉐보레 볼트EV 내부. /사진=주명호 기자.
중앙의 디스플레이는 10.2인치에 이르는 크기 덕분에 네비게이션 확인이 쉬웠다. 다만 별도의 내장 네비게이션이 없어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 등 앱을 통해야 하는게 아쉬웠다.

엑셀러레이터를 밟으면서 느끼는 가속 성능은 매우 훌륭했다. 출발 초반부터 최대 토크가 나오는 전기모터 특성 덕분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이르는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채 7초가 걸리지 않는다. 2리터 배기량의 국산 중형차의 경우 제로백이 10초 정도 걸린다는 점을 생각하면 뛰어난 가속성능이다.


전기차 특유의 저소음도 볼트EV의 특징 중 하나다. 기본적으로 소음이나 진동이 적다보니 타이어와 도면의 마찰로 들리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릴 정도다. 소음에 민감한 운전자일 경우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더욱 쾌적한 운행을 즐길 수 있다.

'원 페달 드라이빙(One-pedal Driving)' 시스템도 눈에 띄었다. 말그대로 엑셀러레이터 페달 하나로만 운행과 제동이 가능하다. 기어를 'D'에 위치시킨 후 다시 한 차례 밑으로 내려 'L'로 전환하면 적용된다.

일반 페달 사용시 힘을 뗄 때 나타나는 속도 감소와 달리 원 페달 시스템은 확실히 브레이크를 밟은 듯한 제동이 느껴졌다. 이 때문에 처음 원 페달을 사용할 때는 제동거리 가늠이 익숙치 않아 여러 번 발을 밟았다 떼거나 때때로 브레이크를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익숙해지니 브레이크 없이 말그래도 페달 하나만으로 운행과 제동 모두 편리하게 조절할 수 있었다. 브레이크를 안쓰는 만큼 패드 교체 등 유지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만했다.

원 페달 시스템은 감속이나 제동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킨다. 이를 통해 주행가능거리 확대가 가능하다. 여기에 '리젠 온 디멘드(Regen on Demand)' 시스템을 활성화하면 회생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시승 코스 중 한계령을 넘어가면서 이같은 회생 에너지 효율을 제대로 체감할 수 있었다. 급경사에 유턴을 방불케하는 굽은 산길을 오르면서 계기판에 표시되는 주행거리도 빠르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정상을 넘어 내리막으로 접어들자 리젠 온 디멘드 효율이 높아지면서 주행가능거리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한계령을 다 내려온 후 표시된 주행가능거리는 정상 대비 약 30km 가까이 늘어나 있었다.

이런 주행 특성을 활용하면 공인된 수치 이상의 주행거리도 소화할 수 있다는게 한국지엠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017년 제주 전기엑스포에서 열린 서울-제주간 장거리 도전에서 볼트EV는 당시엔 주행가능거리가 지금보다 적은 383km였음에도 470 km 거리를 단 한 번의 충전도 없이 완주하기도 했다.

서울로 돌아와 예정된 목표 장소에 도착하니 아직도 30분 가량 더 주행 가능한 상태였다. 여전히 충전에 걸리는 시간이 적지 않다보니 충분치 않은 주행거리와 이로 인한 방전 우려는 전기차 구매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배터리 효율 개선으로 다시 태어난 2020년형 볼트EV는 이같은 고민을 충분치 해소해줄 만하다.

이전 모델과 같은 가격도 매력적이다. 정부 및 지자체의 전기차 구입 보조금을 제외한 볼트 EV의 가격은 개소세 인하분을 적용하면 △LT 4593만원 △LT 디럭스 4693만원 △Premier 4814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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