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취소하자"는 야마모토 다로, 도쿄지사 도전

뉴스1 제공 2020.06.1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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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새 정치' 표방…"코로나로 어려운 사람 도와야"
배우 출신 정치인, '역도산' 등 한국 영화에도 출연

야마모토 다로 일본 레이와신센구미 대표가 작년 7월21일 도쿄에서 참의원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야마모토 다로 일본 레이와신센구미 대표가 작년 7월21일 도쿄에서 참의원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일본의 '새 정치'를 표방해온 야마모토 다로(山本太郞) 레이와신센구미(令和新選組) 대표(45)가 내달 5일 치러지는 도쿄도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야마모토 대표는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쿄도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내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취소 등 '도쿄도 8대 긴급대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의 여파로 힘겨워하고 있는 도쿄도민들을 돕기 위해 올림픽 취소와 지방채 발행 등을 통해 총액 15조엔(약 170조원) 상당의 자금을 마련, 지원 사업에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야마모토 대표는 "내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는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든 돕겠다'는 것이다.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면서 이를 실천하기 위해 이번 도쿄도지사 선거 출마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야마모토 대표는 배우 출신 정치인으로서 과거 '역도산'·'마이웨이' 등 한국 영화에도 출연한 적이 있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발생한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를 계기로 '탈(脫)원전' 운동가로 변신한 야마모토는 2013년 7월 참의원(상원) 선거를 통해 원내 진출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시작했다.

특히 그는 의정활동을 하면서 보수적인 일본 정치권과 대비되는 파격적인 모습을 여러 차례 선보여 국내외 언론의 관심을 모았다.


일례로 그는 지난 2013년 10월엔 아키히토(明仁) 당시 일왕(현 상황) 초청 만찬에서 후쿠시마 원전 피해의 실상을 담은 건의서를 일왕에게 직접 전달해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2015년 9월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안보 관계법 강행 처리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투표함까지 최대한 천천히 걷는 이른바 '우보'(牛步·소걸음)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서기도 했다.

또 작년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단체 '레이와신센구미'를 결성한 야마모토는 당시 선거에서 비례대표 2명을 원내에 입성시키는 데 성공했으나, 정작 본인은 비례대표 후보 3번을 배정받아 99만여표를 얻고도 낙선했다. 이는 역대 참의원 비례대표 선거 사상 낙선자 최다 득표 기록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그간 일본 정치권에선 야마모토의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이유로 '올해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왔던 상황.

그러나 입헌민주당과 공산당·사회민주당 등 주요 야당들은 이번 도쿄도지사 선거운동 기간 야마모토 소속 정당명(레이와)을 사용하는 문제와 차기 중의원(하원) 선거 공약(소비세 5%) 등에 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일본변호사연합회장 출신의 우쓰노미야 겐지(宇都宮健兒·73)을 단일후보로 추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 때문에 이번 도쿄도지사 선거에선 우쓰노미야와 야마모토 등 2명에게 야권표가 갈릴 경우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현 지사(67)가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집권 자민당은 이번 도쿄도지사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사실상 고이케 지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NHK에 따르면 이번 도쿄도지사 선거엔 고이케 지사와 우쓰노미야, 야마모토와 함께 일본유신회가 지원하는 오노다 이스케(小野泰輔) 전 구마모토(熊本)현 부지사(46),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 대표 다치바나 다카시(立花孝志·52) 등 모두 13명이 출마를 예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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