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이지혜 디자인기자
가수 이적의 노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은 언뜻 연인 간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담은 곡처럼 들린다. 실제로는 보호자에게 버림받은 어린 아이의 시점에서 써내려간 곡이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산타복장으로 찾았던 경기도 화성시 한 보육원 원장에게 듣고 이 가사의 속뜻을 알게됐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법정 보호종료 연령인 18살이 되면 보육원에서 나와야는 현실도 알게됐다.
이 의원은 요즘 말로 하면 '경제처돌이'다. 경제에 푹 빠진 의원이란 뜻이다. 당내 경제 공부모임 '경국지모(경제를 공부하는 국회의원 모임)'를 주도하고 있고, '수소경제 전도사'란 별명도 붙었다. 최근 'CVC(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 개정안',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 개정안' 등 경제활성화 법안도 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사진=이기범 기자
보호종료 아동 연령 상향은 국회 입법조사처가 이달 낸 '21대 국회 주요 입법 정책 현안' 중 하나기도 하다. 입조처는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의 보호종료 연령은 21세, 일본은 20세"라며 "보호종료 연령을 상향하고 청소년이 퇴소 이후에도 실직, 사고, 질병 등 예기치 못한 도움을 요청할 창구를 열어둬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금은 현행법상 18살이 되면 아이들이 아동복지시설 등에서 나와 독립해야 한다. 국가에서 지원하는 자립정착금 500만원을 손에 든채 세상에 홀로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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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우리 50대만 해도 18살이면 거의 성인화됐던 것 같다.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사회에 나가는 친구들이 많았고, 대학은 희귀한 곳이었다"며 "하지만 지금 18살 아이가 과연 세상에 나와 500만원으로 어떻게 생활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법안을 알리는 홍보영상을 보고 이 의원에게 법안 통과를 당부하는 문자가 많이 왔다. 이 의원은 초선부터 지금까지 직통 전화를 열어두고 있다. 문자를 보낸 이는 "영상 보다가 울컥했다. 저는 7살에 고아가 됐지만 입양돼 좋은 환경에서 씩씩하게 자랐다. 봉사로 조금이나마 세상에 보탬이 되고자 했던 것은 성인이 될 때까지 돌봐준 사랑을 갚기 위함이다. 법안을 꼭 통과시켜달라'고 부탁했다. 이 의원도 직접 전화해 법안 통과를 약속했다.
이 의원은 "원내수석부대표를 하면서 국회 복지위원회 의원들과도 상의해봤는데 꼭 필요한 법이라고 하더라"며 "예산문제가 있어 기획재정부와 쟁점은 있을 것 같지만, 좋은 법안인 만큼 통과시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