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조림 유통기한 늘리는 '프로피온산' 자폐증 위험"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6.1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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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뇌연구원, 장내 미생물 불균형에 의한 자폐증 유도기전 규명

가공식품의 유통기한을 늘리는데 사용되는 식품보존제 속 프로피온산(PPA)이 과도할 경우 자폐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PPA는 통조림 등에 함유돼 있다.

한국뇌연구원 문지영 박사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 불균형에 의한 자폐증 유도 기전을 규명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장 속 물질이 뇌의 신경세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장-뇌 연결축’ 개념을 뒷받침한 연구다.



PPA 에 영향을 받은 해마 뉴런의 수상돌기 가시가 감소/사진=한국뇌연구원PPA 에 영향을 받은 해마 뉴런의 수상돌기 가시가 감소/사진=한국뇌연구원


연구팀은 자폐아들이 과민성대장증후군과 같은 위장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에 주목, 장 안에 세균의 대사물질인 PPA가 뇌 신경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쥐의 배양 뉴런세포에 PPA를 투여하고 해마 신경세포의 형태와 단백질 발현량을 관찰했다. 그 결과 자가포식 작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상세포 돌기의 개수가 줄어든 것을 발견했다.



자가포식은 세포 내 불필요한 단백질과 세포소기관 등을 스스로 분해하는 자정작용이다. PPA를 투여하면 자가포식체가 세포 안으로 들어온 물질을 분해하는 세포소기관인 리소좀과 결합하는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노폐물이 축적되고, 시냅스 형성에 중요한 수상돌기 가시가 줄어들면서 아동기에 필수적인 뇌 발달이 더뎌지게 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문 연구원은 “장내 미생물이 뇌에 미치는 여러 가지 영향 중 하나를 밝혀낸 것”이라며 “프로피온산이 뇌질환을 유도하는 매커니즘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관련 질환의 치료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측부터) 문지영 책임연구원, 최효선 학생연구원이 투과전자현미경으로 쥐의 배양 뉴런세포를 관찰하고 있다/사진=한국뇌연구원(우측부터) 문지영 책임연구원, 최효선 학생연구원이 투과전자현미경으로 쥐의 배양 뉴런세포를 관찰하고 있다/사진=한국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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