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목숨 잃은 로키산맥 '12억 보물찾기', 10년만에 끝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20.06.09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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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멕시코주 산타페에 거주하는 골동품 거래상 억만장자 포레스트 펜/사진=가디언 홈페이지 캡처미국 뉴멕시코주 산타페에 거주하는 골동품 거래상 억만장자 포레스트 펜/사진=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미국 로키산맥에 숨겨져 있던 100만달러 상당의 보물을 찾는 '보물찾기'가 10년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7일(현지시간) CNN,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국 뉴멕시코주 산타페에 거주하는 골동품 거래상이자 작가인 포레스트 펜(89)은 10년 전에 자신이 평생 모은 금괴와 보석, 황금 동전을 가로 25㎝·세로 25㎝·높이 25㎝의 상자에 담아 로키산맥 어딘가에 숨겨놓았다.

그는 10년전인 2010년, 보물을 찾는 단서를 담은 자서전 '보물찾기의 스릴'(The Thrill of the Chase)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에는 보물이 묻힌 장소에 관한 9개의 힌트를 담은 시(詩)가 포함돼 있었다.



싯구의 내용은 따뜻한 물이 멈춰선 곳(where warm waters halt) / 협곡으로 떨어져 (And take it in the canyon down) / 멀지는 않지만 걷기에는 먼 곳(Not far, but too far to walk) / 브라운의 고향 아래에 묻혀(Put in below the home of Brown) 등을 포함한다.

2010년 당시 그는 "뉴멕시코주 산타페에서 캐나다 국경 사이, 해발고도 1.5㎞ 이상인 로키산맥 일대 어딘가에 보물을 숨겨놓았다"면서 "누구든지 찾는 사람에게 전부 주겠다"고 공표했다. 또 "나처럼 여든 살이 넘은 사람이 가기 어려운 곳에 숨긴게 아니다"며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억만장자 포레스트 펜이 제시한 보물찾기 지도/사진=산타페뉴멕시코 화면 캡처억만장자 포레스트 펜이 제시한 보물찾기 지도/사진=산타페뉴멕시코 화면 캡처
마침내 펜은 7일(현지시간) 현지 산타페뉴멕시칸과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35만명의 사람들이 찾아 헤맨 보물을 찾은 사람이 드디어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신의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행운의 주인공은 로키산맥에서 자신이 찾은 보물의 흔적을 펜에게 사진으로 전송했고, 펜은 이 흔적이 10년 전 자신이 숨긴 보물이 맞다는 것을 확인했다.

펜은 "지난 10년은 내게 매우 좋은 시간이었다"면서 "한편으로는 기쁘고, 한편으로는 보물찾기가 끝났다는 사실때문에 슬프다"고 말했다.

펜은 자신이 보물을 숨긴 장소와 이 보물을 찾은 사람 등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금, 루비, 에메랄드, 다이아몬드 등으로 구성된 보물의 가치는 100만달러(약 12억원)에 달한다.


펜이 시작한 '보물찾기'는 목숨을 건 위험한 도전으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험난한 산에서 보물찾기에 나섰다가 실종되거나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산타페뉴멕시칸에 따르면, 최소 5명의 사람이 보물찾기에 나섰다가 목숨을 잃었다.

2017년 31세의 보물 사냥꾼이 실종됐다가 그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같은 해 6월에는 50대 목사가 보물을 찾아 나섰다가 숨졌고, 랜디 빌리유라는 이름의 보물 사냥꾼 역시 2016년 실종된 뒤 1년 후 주검으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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