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오징어' 한국인 가장 좋아하는 반찬 왜 바뀌었나

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2020.06.06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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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수산물로 꼽혔다. 한밤 중에 냉장고에서 발견하고 노랫말을 쓴다는 '국민반찬' 고등어를 처음으로 제쳤다. 최근 어획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오징어 수요는 꾸준하게 늘고 있다. 공급이 열악해지는 상황에서도 고등어의 아성을 무너트린 오징어의 저력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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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진행한 '2020 해양수산 국민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수산물로 오징어가 꼽혔다.



전국 만 19살 이상 성인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좋아하는 수산물을 묻는 질문에 오징어라는 응답은 15%다. 지난해까지 1위였던 고등어를 고른 응답은 12.4%. 김과 갈치가 11.4%, 7.7%로 뒤를 이었고 새우를 좋아한다는 응답자도 7.4%다.

오징어가 선호 수산물 1위를 차지한 건 KMI가 2017년 해양수산 국민인식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2017년 조사에선 응답률 5.5%로 5위를, 2019년 조사에선 11.3%로 2위에 머물렀다.



오징어는 최근 5년간 국내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최근엔 '금징어'로 불릴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15년 30만6578톤에 이르던 생상량은 지난해 7만1757톤으로 '반의 반토막'으로 줄었다. 길거리 횟집에서 '만원에 ○마리'라며 고객을 이끌던 풍경은 이미 옛일이다.

오징어 국내공급량은 2016년 25만5528톤 이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오징어 공급량은 30만1272톤. 어획량 감소에도 오징어 사랑이 꾸준히 늘어났고, 대폭 줄어든 국내산 오징어를 수입산이 채운 결과다. 2015년 80.2%였던 자급률은 지난해 23.8%로 '뚝' 떨어졌다.

오징어가 고등어보다 뭐가 낫길래? 구이·조림 말고 다양한 조리법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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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에 왕좌를 내줬지만 한국인의 고등어 사랑은 꾸준하다. 국내 고등어 공급량은 매년 20만톤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생산물량도 10만~14만톤으로 40%대 후반 자급률을 보이는 꾸준한 국민반찬이다.


오징어가 꾸준한 고등어를 이긴 비결은 무엇일까. 수산업계와 부처 관계자는 오징어가 고등어에 비해 다양한 공급방식을 꼽는다. 고등어가 꾸준한 선호를 받고 있지만 조리법은 구이와 조림 등 다양하지 못하다는 한계가 있는 반면, 오징어는 회부터 구이, 볶음, 조림 등 여러 조리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번 조사 응답자의 56.9%는 '수산물을 구입해 가정에서 소비한다'고 답했는데, 상대적으로 손질이 쉬워 가정에서 소비하기 좋다는 점도 강점이다. 최근 급성장한 HMR(가정간편식) 시장과 1인 가구 증가 등 수산물 소비패턴 변화 역시 고등어보다 오징어에 유리한 경쟁환경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수산물에 대한 선호도 조사이기 때문에 생산량 등과 연결해 오징어 선호 증가 원인을 한마디로 단언하긴 어렵다"면서도 "HMR 등 상대적으로 오징어를 소비하기 좋은 시장환경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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