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인 귀국 후 미국인도 2년만에 석방…"양국 협력 이례적"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20.06.05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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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만나러 갔다가 억류된 美민간인, 코로나 감염 후 회복도

마이클 화이트가 취리히에서 브라이언 후크 이란 특사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로이터마이클 화이트가 취리히에서 브라이언 후크 이란 특사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로이터


2018년부터 이란에 억류돼 있던 미국 해군 출신 민간인 마이클 화이트가 4일(현지시간) 석방됐다고 로이터통신 등 미 언론이 보도했다.

미 행정부 관리와 그의 변호사는 화이트가 이란에서 석방됐으며, 브라이언 훅 국무부 대이란 특별대표가 화이트를 만나기 위해 의사와 스위스 취리히로 향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화이트와 함께 미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화이트는2018년 마슈하드 시에 여자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이란 최고지도자를 모욕하고 가명으로 SNS에 반체제 발언을 올린 혐의 등으로 징역 10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해왔다.

그러던 중 코로나19(COVID-19) 감염 사실이 확인돼 지난 3월 이란에 잔류하는 조건으로 석방됐고, 테헤란 주재 스위스 대사관에서 지내왔다. 중립국인 스위스는 미국과 국교를 맺지 않은 이란에서 미국의 대표부 역할을 하고 있다.



화이트는 취리히 공항에서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감옥에서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지만 상당히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해서도 "외교적으로든 아니든 그의 노력으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이란에 683일 동안 구금됐던 해군 참전용사 마이클 화이트가 이란 영공을 막 떠난 스위스 항공기에 탑승하고 있음을 기쁘게 알린다"며 "우리는 그가 곧 미국에서 가족과 함께 집에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화이트의 석방 관련 양국 협상은 미국에 수감됐던 이란인 과학자 마지드 타헤리를 석방하면서 타결됐다. 양국은 모두 교도소 내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죄수 석방을 요구해 왔다.


이번 협력 사례는 그동안 미국과 이란간 관계를 고려했을 때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화이트를 석방하기 위해 이란과 수개월에 걸친 협상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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