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특허권 달라" WHO 요구에 제약업계 반발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2020.06.02 06:00
글자크기
[제네바=AP/뉴시스]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HO 제147차 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백신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 세계 8천만 명의 1세 미만 어린이가 예방이 가능한 병에 걸릴 위험에 처해 있다고 우려했다. 2020.05.23.[제네바=AP/뉴시스]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HO 제147차 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백신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 세계 8천만 명의 1세 미만 어린이가 예방이 가능한 병에 걸릴 위험에 처해 있다고 우려했다. 2020.05.23.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치료제를 개발한 업체의 특허권을 WHO ‘공동관리(pool)’에 맡기도록 하려는데 대해 글로벌 제약업계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WHO의 목표는 코로나19 백신·치료제가 빈곤국·빈곤층에도 원활히 공급되도록 한다는 취지지만, 제약업계 측에서는 각 회사들이 리스크를 감수하고 개발에 뛰어든 만큼 지식재산권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WHO “특허권 공유” vs 업계 “혁신 동력 떨어져”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21일 오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 방호복을 입은 구급대원들이 외래진료동,입원병동에 입원해 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증 환자들을 9병동(경증환자 치료시설)으로 이송하고 있다. 대구동산병원은 그 동안 코로나19 격리병동으로 사용된 외래진료동과 입원병동 방역작업을 완벽히 마친 후 안전하게 재정비해 다음달 15일에 정상 운영 할 계획이다. 2020.05.21.lmy@newsis.com[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21일 오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 방호복을 입은 구급대원들이 외래진료동,입원병동에 입원해 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증 환자들을 9병동(경증환자 치료시설)으로 이송하고 있다. 대구동산병원은 그 동안 코로나19 격리병동으로 사용된 외래진료동과 입원병동 방역작업을 완벽히 마친 후 안전하게 재정비해 다음달 15일에 정상 운영 할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WHO는 지난달 19일(현지시간) 개최한 세계보건총회(WHA)에서 백신과 치료제의 공정한 유통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결의안에는 백신·치료제 개발업체가 특허권이나 임상시험 자료 등을 독점하지 않고 WHO 관리에 맡긴다는 내용이 담겼다.

결의안인 만큼 강제력은 없지만 현재 백신·치료제를 개발 중인 제약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진다. 제약 분야 국제협력 단체인 세계제약협회연맹(IFPMA)은 WHO의 뜻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IFPMA는 "지식재산권은 시급하게 요구되는 의료 수요를 맞추는 속도를 높이고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후 다음 발병에 대비하기 위한 혁신적 해결책을 보장하는데 중요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대형 제약업체들도 불만을 표시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CEO)는 IFPMA 주최 포럼에서 “지금 시점에서는 말이 안 될 뿐만 아니라(nonsense) 위험하다(dangerous)”고 했다.

영국-스웨덴 다국적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파스칼 소리오 CEO를 비롯한 각 기업 관계자들도 "지식재산이 보호되지 않는다면 어떤 것도 개선하려는 동기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文대통령 “코로나 백신·치료제는 공공재”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6.1.   since1999@newsis.com[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6.1. [email protected]
WHO의 백신·치료제 공유 움직임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출범한 국제의약품구매기구(UNTAID) 산하 ‘COVID-19 테크놀로지 액세스 풀(MPP)’을 통해 코로나19 관련 지적재산 공유를 진행할 방침이다.

한국에도 어떤 여파가 미칠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WHA 초청연설에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에 대해 "인류를 위한 공공재"라며 전 세계에 공평하게 보급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국내 제약업체들은 관련 움직임을 신중히 바라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정부에서 백신·치료제 특허 공유에 관한 어떤 제안이나 언급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WHO에서 진행되는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