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승현 디자인 기자
서울에 사는 주부 A씨는 최근 쿠팡發(발) 물류센터 코로나19(COVID-19) 확진자 대란을 보면서 잠시 택배 배송을 활용하는 대신 가까운 편의점에서 유아용품을 사기로 했다. 정부도 "택배를 통한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은 낮다"고 하지만 혹시나 몰라서다. A씨는 "그간 e커머스 덕분에 코로나 속에서도 편의를 누려 고마운 마음도 있다"며 "사태가 안정화 될 때까지 일단 편의점을 이용키로 했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해진 지난 5월 13일 서울 도봉구 CU편의점에 '재난긴급생활비(선불카드) 사용 가능' 안내문이 걸려 있다. 긴급재난지원금은 3월 29일 주민등록지를 기준으로 광역 자치단체 내에서 카드결제가 가능한 곳에서 사용이 가능하다./사진=뉴스1
편의점 브랜드 CU도 마찬가지다. 31일 CU에 따르면 지난 27~28일 축산물과 과일·채소 매출은 전주에 비해 62.3%, 23.5% 급신장했다. 생수 매출도 22.3% 올라 두드러진 신장률을 보였는데, 특히 1리터와 2리터 생수 6개가 포장된 '묶음 상품' 매출이 27.1%나 뛴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내의 한 편의점/사진=뉴스1
상황이 이렇다 보니 편의점주(株) 주가도 급등세다. 이미 GS리테일(GS25) 시가총액은 지난 29일 기준 3조2802억원으로 유통주 대장주 지위를 굳힌 지 오래고, BGF리테일(CU)은 시총 2조8864억원으로 이미 롯데쇼핑(2조5177억원)을 제친데 이어 이마트(3조1639억원)까지 바짝 뒤따르며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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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株, 유통 대장으로...경쟁 e커머스는 "반사이익 더지켜봐야"
물류센터 확진자가 발생한 쿠팡·마켓컬리를 뺀 다른 경쟁 온라인 쇼핑몰의 반사이익도 가시화하고 있다. 이마트 계열 SSG닷컴(쓱닷컴)의 경우 새벽배송 기준으로 지난 29일 매출이 전일에 비해 40% 뛰었다. 물류센터에 전원 정규직을 배치하고, IT 전문 모기업(지어소프트)의 특성을 살려 QR코드로 전원 출입을 통제하는 유기농 식품 새벽배송 몰 오아시스도 차별화 포인트로 주목받으며 두자릿수 성장을 보이고 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다른 e커머스 몰들도 안심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라 득(반사이익)이 될지 독이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SNS 상에 쿠팡 회원들이 탈퇴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워낙 '팬덤'이 형성된 몰이라 사태를 잘 극복하면 회복 될 수 있다"고 했다.
닷새 만에 입장문을 낼 정도로 사태 초기 방어적 모습을 보였던 쿠팡도 고객 엑소더스(이탈)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적극적으로 입장을 알리는 쪽으로 태세를 전환하는 모양새다. 쿠팡은 토요일인 지난 30일 오후 늦게까지 "여의도 학원강사 확진 경로가 쿠팡 부천물류센터와는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는 알림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29일 경기도 부천시 부천오정물류단지 내 쿠팡 신선센터에 운영중단 안내문이 붙어있다./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