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 회계 부정 의혹이 불거진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다만 개인계좌 내역 등 의혹 해소에 필요한 자료를 모두 공개하지는 않았고 기존과 반복되는 내용도 많아 향후 검찰 수사 이후에야 구체적인 진실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날 기자회견 이후 여전히 남은 의혹을 정리해봤다.
윤 당선인은 가장 먼저 모금액 사용 논란을 언급하며 "직접 피해자들에게 현금지원을 목적으로 모금한 돈을 전달한 적이 없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2015년 한일합의 관련 모금을 포함해 총 세 차례에 모금을 진행했고 해당 금액을 모두 할머니들에게 전달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는 정의연이 11일 기자회견에서 기부금 사용 내역을 공개하면서 해명을 마친 내용이었다. 지금까지는 기부금 중 할머니 직접 지원을 위해 사용하는 비중이 너무 적었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개인 계좌 활용 잘못…개인적으론 사용 안 해"
정의기억연대 회계 부정 의혹이 불거진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마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윤 당선인은 개인 계좌를 이용해 후원금을 모은 것은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사과하면서도 이를 개인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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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은 "계좌 내역 상 9건의 모금을 통해 약 2억8000만원이 모였고 모금 목적에 맞게 사용된 돈은 약 2억3000만원이며 나머지 약 5000만원은 정대협 사업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계좌이체를 하면서 이체 이유를 모두 부기해놓았기 때문에 각 거래내역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상태"라고 했다.
업무 편의를 위해 개인 계좌를 활용했지만 이를 주택 매매, 딸 유학 등 개인적 용도로 횡령하지는 않았다고 반박한 것이다. 주택 매매는 기존에 있던 예금과 가족에게 빌린 돈으로, 딸의 미국 유학은 남편이 받은 형사보상금과 손해배상금 약 2억4000만원으로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때 윤 당선인은 현재 아파트 경매 취득은 2012년, 개인계좌 혼용은 2014년 이후의 일이어서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지만 남편의 형사보상금 수령과 딸 유학 시점에 대한 의혹은 설명하지 않았다.
"안성 쉼터 거래 의혹, 주변 시세 맞게 진행" 해명
25일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 중 언급한 정의기억연대가 운영했던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소재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이 굳게 닫혀있다. 2020.5.25/뉴스1
윤 당선인은 구입 당시 판매자가 9억원에 내놓은 매물을 7억5000만원으로 조정해 매입했고 매각 가격 역시 주변 시세에 따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손해를 본 것은 안타깝지만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거나 이규민 당선인에게 수수료를 지급한 적은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7년 만에 3억원이 넘는 손실이 났고 구체적인 거래 과정에 대한 해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기자회견은 대체로 윤 당선인 또는 정의연의 기존 입장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수준에서 진행됐다. 윤 당선인은 2015 한일합의 내용을 사전에 알았다는 의혹, 위로금 수령을 막았다는 의혹 등에 대해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 당선인의 남편이 운영하는 수원시민신문이 정의연의 소식지 제작 등 일감을 수주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4개 업체에 견적을 확인해 최저 금액을 제시한 수원시민신문에 맡긴 것"이라며 "남편이나 제가 어떠한 이득을 취한 일이 전혀 없다"고 했다. 또 정의연의 회계 오류 의혹은 이미 정의연 측에서 여러 차례 해명했다는 이유로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윤 당선인이 이날 개인계좌 내역 등 구체적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등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혹이 남아 결국 공은 검찰로 넘어가게 됐다. 윤 당선인은 의원 신분이 되더라도 검찰 수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