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이 28일 오후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20 키플랫폼' 분과회의(국가과학기술 체계 패러다임 시프트와 오픈 사이언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머니투데이가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글로벌 콘퍼런스 ‘2020 키플랫폼’(K.E.Y. PLATFORM 2020)에서 국내외 석학들은 이같은 진단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핵심으로 ‘과학기술 혁신과 R&D(연구·개발) 강화’를 꼽았다.“코로나19 다시 올 수도…과학기술 투자 중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얻은 중요한 교훈은 국가의 과학기술 역량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R&D 인력과 예산을 늘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도권을 잡아야 합니다.”
과학기술 투자가 중요한 이유는 코로나19가 이번 한 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데 있다. 김 원장은 “지구상에는 100만종 넘는 바이러스가 있다고 하는데 그중 1%만 활성화해도 엄청난 질병 확산이 재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바이오·헬스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디지털 사회로 전환하는 작업도 중점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디지털 사회 전환에 따른 ‘디지털 디바이드(소외계층)’ 문제와 가짜뉴스 같은 ‘인포데믹’(정보전염병) 문제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함께 해결할 과제로 주목했다.
미래 과학은 ‘오픈 사이언스’…지식공유의 시대
최희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장이 28일 오후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20 키플랫폼' 분과회의(국가과학기술 체계 패러다임 시프트와 오픈 사이언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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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는 세계 주요국의 ‘오픈 사이언스’(Open Science·네트워크를 통해 과학기술 공유)도 촉진했다. 과학이 특정 소수에 의한 폐쇄적 연구가 아닌 모두에게 열린 연구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다.
최희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은 “‘오픈 사이언스’는 연구 결과물과 관련 데이터를 공유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인데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아니었다면 현실화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그 사례로 지난 3월 한국, 미국, 호주, 독일 등 17개국 과학기술 분야 장관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각국의 관련 논문과 데이터정보 공유를 추진한 것을 거론했다. 그동안 각종 법제화에도 논의 수준에 그친 ‘오픈 사이언스’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단기간에 현실화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백신개발 등 코로나19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축적하고 신속히 공유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디지털 혁명과 4차산업 혁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강조했다.기술·인문·사회 아우르는 연구 필요해외 주요 연사들도 과학기술 혁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에드퀴스트 찰스 스웨덴 룬드대학교 교수는 유럽의 대표적 혁신국가인 스웨덴의 사례를 소개하며 통합적 혁신정책과 기능 중심의 공공조달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찰스 교수는 “혁신에 필요한 다양한 결정인자는 통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으면 혁신시스템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며 “정부 정책도 모든 공공의 활동, 혁신 프로세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활동을 통합해야 혁신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고언도 나왔다. 알렉산더 렌너 주한독일대사관 과학기술참사관은 “한국에선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잘 이뤄지지만 지나치게 기술적 해결에 집중해 때로는 유럽 연구자들과 협력하기 어렵다”며 기술적 문제와 연계한 사회적 논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대표 사례가 ‘수소경제’다. 렌너 참사관은 “독일에서 보고자 하는 것은 수소기술이 만들어진 뒤 수소사회의 전반적인 변화인데, 한국은 수소기술에 대한 연구는 많지만 수소사회 전반에 대한 연구는 없다”며 “기술과 더불어 인문·사회학까지 폭넓게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