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민 주선, 고가매입' 쉼터, 정의연 해명에도 커지는 의혹

뉴스1 제공 2020.05.1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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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지 시세 7억~9억 수준" 해명…주변시세 설명 없어
이규민 당선인에 소개받은 점 인정…"건축주 처음 만나"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서혜림 기자
17일 정의기억연대가 운영한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소재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의 모습. 2020.5.17/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17일 정의기억연대가 운영한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소재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의 모습. 2020.5.17/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서혜림 기자 =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옛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사회기금을 받아 매입한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를 둘러싼 고가매입 논란에 대해 정의연이 17일 해명에 나섰지만 의혹은 말끔히 잦아들지 않고 있다. 쉼터 거래를 주선한 인물이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나며 논란은 더욱 확대되는 모양새다.

정의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종 3곳의 후보지 답사를 통해 유사한 조건의 건축물 매매시세가 7억~9억(원)임을 확인했다"며 고가 매입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2013년 9월 당시 정대협은 쉼터 부지와 건물을 7억5000만원에 배입했다.



정의연은 쉼터 부지로 경기 안성시의 현 부지를 결정한 배경에 대해선 당초 서울 마포구 부지를 알아봤지만 10억원의 예산으로는 자금이 부족해 경기 안성시의 5곳을 포함해 17곳을 답사한뒤 3곳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최종 후보지였던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1곳, 안성시 일죽면 1곳, 강화도 1곳을 답사할 때 유사 조건의 건축물 매매시세가 7억~9억원 수준으로 조사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이 같은 해명은 쉼터 주변 시세를 두고 비교한 것이 아니라 당시 부지로 선정한 후보지와 비교한 것이어서 정의연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쉼터가 '스틸'공법으로 지어진 건축물이라 건축비가 콘크리트 주택보다는 저렴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정의연은 따로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이날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쉼터 입주 지역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7억5000은 절대 나올 수 없을 것"이라며 "건축비가 얼마 들었느냐에 따라서 가격이 달라지는데 스틸로 지으면 보통 해당 평수는 4억원 정도면 된다"고 설명했다.


해당 주택을 시공한 업체의 홈페이지에도 건축비와 관련해 '건식 공법이라 공사기간이 단축되기 때문에 다른 공법에 비해 공사비가 덜 든다'고 홍보하고 있다. 업체 사이트에는 홍보를 위해 쉼터의 공사과정을 자세히 소개해 놓기도 했다.

◇ '쉼터 지역 부동산 하락한 것 맞는지' 설명 없어

'쉼터 지역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었다'는 정의연의 주장과 당시 상황에 괴리가 있다는 지적에 대한 설명도 부족해 보인다.

정의연은 지난달 23일 쉼터를 초기 매입금액보다 3억3000만원 낮은 4억2000만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해 정의연은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2016년부터 매각을 추진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해서 매각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인근에서 화장터(수목장)가 개발될 것이기 때문에 집값이 요동쳤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하지만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쉼터 인근의 복수의 공인중개사들에게 문의해 보니 수목장이 개발되려고 했다는 점은 사실이나 이미 주민 반대로 취소됐고 집값에 미친 영향은 없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아울러 쉼터 반경 500m이내 상중리 일대 대지의 국토교통부 공시지가를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분석해보니 일정한 비율로 모두 상승한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수목장 관련 이슈가 터져나왔다던 2017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땅값은 일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번의 공시 가격은 2012년 1억5500만원에서 2013년 1억5200만원, 2014년 1억5800만원, 2015년 1억6000만원, 2016년 1억6300만원, 2017년 1억6800만원, 2018년 1억6600만원, 2019년 1억6700만원, 2020년 1억7600만원이었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3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3.1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3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3.1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윤미향 지인 이규민 통해 소개받아…"건물주 당시 처음 만나"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쉼터 부지는 해당 건축을 지은 업체의 관계자로 추정되는 한모씨가 2007년 4월에 3535만원에 매입했고 이후 2012년 11월 스틸하우스 구조의 2층 단독주택(대지 800㎡에 건물면적 195.98㎜)을 지었다. 정대협은 다음해인 2013년 9월 해당 부지와 건물을 7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당시 중개 거래는 이규만 더불어민주당 당선인(당시 안성신문 대표)이 중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지인의 건물을 매입해 이득을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자 정의연은 보도자료에서 "원 건물주는 안성신문 운영위원이 맞으며 윤미향 전 대표의 남편 지인인 안성신문 사장(이규민 당선인)에게 소개받은 것은 사실이나, 안성은 힐링센터 예정지 중 하나였고 원 건물주는 답사과정에서 처음 만났다"고 해명했다.

정의연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1억원을 사용했다'는 쉼터 인테리어 공사의 세부 지출 내역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인테리어에는 Δ가스연결·CCTV설치·전기증설·벽난로 등 공사비 3470여만원 Δ침구·주방기기·싱크대 등 소모품비 2930여만원 Δ냉난방기·청소기 등 물품구입비 1430여만원 Δ초기운영비 330여만원 등의 비용이 소요됐다.

'인테리어 비용이 비싼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정의연 측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구매한대로 적시했는데 보는 분에 따라 입장은 다를 수 있다. 지출 내역을 증명할 자료는 가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는다면 제출할 수 있다"는 추가 입장을 밝혔다.

'쉼터 매입이 비싸게 이뤄진 것 아니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당시 부동산 시세는 기억에 의존하는 부분이라 '비쌌다, 아니었다'는 입장을 내기는 어렵다. 당시에 후보지 세곳 답사한 것을 봤을 때는 비싸다는 느낌을 가질 수 없었다"고도 추가적으로 해명했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 사람에서 최근 불거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5.1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 사람에서 최근 불거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5.1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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