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골프장은 '풀 부킹', 왜그런가 봤더니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0.05.15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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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코로나19(COVID-19) 확산 우려로 식당·주점 등은 물론이고 노래방, 피트니스 센터 등 실내 활동들이 대부분 위축된 가운데 골프장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얘기들이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속속 들려온다.

한 증권사 임원 A씨는 "부서 격려 차원에서 팀원들에게 1개월 후 평일에 하루 휴가를 내서 지방 골프장에 가서 1박2일로 골프도 치고 오라고 했는데 해당 골프장이 '풀 부킹'(Full Booking, 예약 마감) 상태라 못 간다고 하더라"라며 "불과 몇 년 전 실적 부진에 부실한 재무로 매물이 수두룩하게 쌓였지만 지금은 골프장 매물이 싹 다 사라졌다"고 말했다.



서울 인근 수도권 소재 유명 골프장의 경우도 한 팀이 1개 홀에서 머무는 시간을 7~8분에서 6~7분으로 1분 가량씩 줄였다는 얘기들도 있다. 몰려드는 골퍼들을 감당하지 못해 대개 4명으로 구성된 팀들을 보다 촘촘히 필드로 내보내고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우려에도 불구하고 야외 필드에서 장시간을 주로 보내는 골프의 특성상 다수 골퍼들이 골프장을 찾았고 최근 들어서는 방역 지침이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방역'으로 바뀌면서 그간 억눌렀던 야외 활동 욕구가 대거 분출됐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골프장이 잘 되고 있는 모습은 회생절차 과정에서 M&A(인수합병) 매물로 나온 골프장들이 싹 사라졌다는 데서 확인된다. 2015년 여수관광레저, 2016년 타니골프앤리조트를 시작으로 2017~18년에는 버드우드, 옥스필드(한일개발), 블루버드CC(경기관광개발), 제주CC(제주칸트리구락부), 레이크힐스순천 등이 법원 M&A 매물로 나왔다. 그런데 이같은 매물이 지난해부터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한 대형 로펌에서 기업회생 및 M&A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한 변호사는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부실화될 대로 부실화된 회원제 골프장 등을 비회원제 골프장으로 변모시켜 세제 혜택을 받는 등 방식으로 현금흐름을 정상화시킨 후 재매각하는 등 사업이 활발했다"며 "최근 골프 이용객 급증으로 골프장의 수익성이 호전되면서 골프장 소유자들이 매물을 모두 거둬들였다"고 설명했다.

A씨는 "최근 싼 값에 인수된 수도권 인근의 골프장들, 특히 서울 인근 경기 권역의 어지간한 골프장들은 연간 기대수익률이 40%를 넘는다고 한다"며 "골프장 인수 과정에서 현재보다 비싼 이자로 끌어 쓴 인수금융을 교체해 수익성을 더 높이려는 곳들도 나타나고 있어 은행과 증권사 IB(투자은행) 쪽에서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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