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LGD, '5조 3교대'로 바꾼다…"실적악화 따른 고통분담"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20.05.1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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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부터 순차적 도입 방침…노사 협의 '막바지'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사진제공=LG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10,700원 ▲40 +0.38%)가 생산라인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5조3교대' 체제를 도입한다. 실적 악화에 대비하고 인건비 비중도 줄이려는 포석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국내 생산직 직원 근무체계를 기존 4조3교대에서 5조3교대로 개편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노조와 협의 막바지 단계이며, 대상자에게 관련 내용을 설명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사실상 근무체제 전환이 기정사실로 진행되는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는 내달부터 LCD(액정표시장치) 패널공장 등 잉여인력이 많은 센터 위주로 5조3교대를 우선 도입할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경기 파주와 경북 구미에 생산라인을 두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현재 근무체제 변경안을 놓고 내부적으로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단계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라며 "실적 악화에 따른 고통을 함께 분담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5조3교대는 오전, 오후, 야간으로 나누어 근무한 뒤 이틀을 쉬는 형태다. 4조3교대에서 휴무조를 한 개 더 늘린 것으로, 급여는 기존 대비 15~20% 줄어 회사로선 인건비 절감 효과가 있다.

4조3교대는 24시간 공장을 가동하는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국내 대기업 생산직에서 현재 일반적으로 실시하는 근무체제다. LG디스플레이는 과거 생산직에 3조3교대를 시행하다 2006년 임직원의 삶의 질을 고려해 4조3교대로 전환한 바 있다. 5조3교대는 북유럽 등에서 일반적인 형태로 국내에선 일부 에너지 공기업에서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근무체제 변경안을 LG디스플레이가 실적 악화를 극복하기 위한 비상경영의 일환으로 해석한다. 중국발 LCD 저가공세의 직격탄을 맞은 LG디스플레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면서 지난 2년간 생산직과 사무직을 대상으로 대규모 희망 퇴직을 실시했다.


LG디스플레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직원 수는 2만6632명으로 2018년(3만366명)보다 3734명이 줄었다. 2017년 말 기준으로는 불과 2년 새 직원수 6590명(19.8%)가 감소한 것이다. 회사 측이 지난 2년간 감원에 따라 지출한 위로금만 4038억원에 달한다. LG디스플레이는 더 이상의 희망퇴직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뼈를 깎는 자구책에도 실적 개선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연결기준 1조35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엔 매출 4조7242억원, 영업손실 361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전기 대비 26% 줄었다.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TV 수요가 축소된 데다 광저우 OLED 공장의 가동이 지연된 탓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5조3교대는 충분한 휴식이 보장되는 장점이 있다"며 "올해 말까지 TV용 LCD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잉여인력을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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