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주요뉴스 된 한국 이태원 클럽 감염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20.05.1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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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거리두기' 시행 첫날 이태원 29세 남성 확진…"게이클럽 부정확한 연락정보 제공"

월스트리트저널(WSJ) 홈페이지 캡처월스트리트저널(WSJ) 홈페이지 캡처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는 가운데, 외신들도 초기 방역에 성공한 한국의 새로운 확진사례 증가를 주요 뉴스로 다뤘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outh Korea’s Early Coronavirus Wins Dim After Rash of New Cases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사례로 한국의 초기 방역성공이 빛을 바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5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서울의 나이트클럽, 바에 연관돼있다고 전했다.



WSJ는 "한국이 한달만에 가장 큰 코로나19 증가세를 보였다"면서 "50건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연휴기간에 하루동안 5곳의 클럽 바를 방문한 29세 남성과 연관돼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역사회 감염이 없다가 새로운 사례가 생겨난 것은 우리가 코로나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WSJ는 총 인구 5100만여명의 한국은 미국·유럽처럼 봉쇄에 의존하지 않고 △공격적인 검사 △IT에 바탕한 감염추적 △많은 시민들의 외출자제라는 방역법을 활용했고 △마스크를 광범위하게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WSJ는 "한국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초기 희생자였으나, 재빠른 대처를 했다"면서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와 공존하는 방법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작성했고, 지난달말 스포츠 행사에서 하이파이브를 금지하고 식당에서 지그재그로 앉는 등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이 제대로 시행되기 전에 서울 이태원 부근에 새로운 감염이 퍼지기 시작한 것.


정부가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시행한 첫날 이태원의 29세 남성이 확진을 받았다. 보건 당국은 CCTV와 신용카드 명세서를 기반으로 클럽발 감염 조사 대상을 5000명 이상으로 넓혔다. 클럽에 간 사람들은 가족 구성원들을 감염시키기도 했다.

문제가 된 이태원의 클럽은 방문자들의 전화번호를 받아놨지만, 보건 당국은 약 5000명 중 3분의 1 이상에게 연락할 수 없었다.

WSJ는 성소수자가 이번 신규 확진에 연관돼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29세의 이 남성 사건이 알려졌을 때, 한국 언론은 그가 방문한 곳이 서울의 가장 인기있는 게이 클럽 중 하나라고 보도했는데, 이는 왜 일부 클럽 직원들이 부정확한 연락 정보를 제공했는지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동성결혼과 트랜스젠더 수용도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35개국 중 하위 4위였다.

한국의 감염 추적 시스템에 따르면, 방역 조사관들은 5월 1일 저녁부터 다음날 이른 시간까지 이 29세의 남자의 행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지역구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그의 동선, 일하는 회사 그리고 다른 '민감한 개인정보'가 나온다.

WSJ는 "최근 한국에서는 '이태원 코로나바이러스'와 '게이'라는 문구는 가장 많이 검색됐다"면서 "일부 온라인 댓글에서는 클럽에 간 사람들이 이 나라를 떠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서울에 본부를 둔 LGBT(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은 시민들에게 성소수자에 대한 비난과 조롱을 중단해 줄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을 두고 "경제 재개를 원하는 전세계가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고, AP통신 역시 방역을 잘해온 한국마저 경제 재개와 바이러스 차단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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