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 대비 0%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C인사이츠는 2021년 시장성장률이 21%, 2022년에는 29%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반도체 시장 회복세가 당초 예상보다 지연된 내년 이후에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반기 모바일과 서버 수요를 좌우할 주요 제품 출시가 연기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시장 전망을 끌어내린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은 오는 9월 출시 예정이었던 애플의 첫 5G(5세대 이동통신)폰인 '아이폰12' 양산이 한 달 가량 늦출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코로나19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애플이 올 하반기 생산할 아이폰 물량을 20%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메모리반도체 현물시장에서는 이미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PC용 DDR4 8Gb(기가비트) D램 현물가격은 지난달 7일 3.63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 3일 3.32달러를 기록, 두 달 전 가격 수준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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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황을 나타내는 DXI(D램익스체인지 인덱스) 지수도 지난달 초 2만5102까지 올랐다가 이달 3일 2만3049까기 하락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서버를 제외한 대부분의 반도체 제품 현물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는 것은 코로나19로 북미, 유럽 등의 유통채널 영업중단과 공장 가동 중단으로 스마트폰, PC 등 소비자 제품의 판매가 부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황이 연초 예상과 달리 본격 반등 사이클에 진입하지 못하면서 업계에서는 당분간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올 2분기 미국과 유럽의 V자 수요 회복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최영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 상승의 강도가 3분기부터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낸드는 4분기부터 고정가격 하락 전환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메모리 사이클의 정점은 2021년으로 연기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