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DA, 코로나19 치료제로 '렘데시비르' 긴급 승인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5.02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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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COVID-19)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긴급 승인했다. 코로나19 치료제가 미 당국에서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미국 규제당국이 길리어드의 항바이러스제를 코로나19 환자들에게 긴급 사용할 수 있게 승인했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길리어드의 다니엘 오데이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환자들을 돕기 위해 렘데시비르 150만병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 따르면 길리어드가 기부한 렘데시비르 150만병은 4일 미국 전역의 병원들로 전달되기 시작할 예정이다.



렘데시비르는 현재 전세계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들 가운데 임상시험 등의 단계가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아왔다.

당초 에볼라 치료용으로 개발된 렘데시비르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의 감염병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는 최근 임상시험을 통해 렘데시비르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앤소니 파우치 NIAID 소장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주 좋은 소식"(quite good news)이라며 "임상시험 결과, 렘데시비르가 명백하게 코로나19 환자의 회복기간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싸움에서 희망이 보인다"고 했다.

NIAID가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위약(플라시보)을 투약받은 대조군의 코로나19 환자들은 회복까지 평균 15일이 걸린 반면 렘데시비르를 투약받은 환자들은 11일만에 회복됐다고 파우치 소장은 설명했다.

파우치 소장은 그러나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을 낮춰주는지 여부에 대한 연구는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와 별도로 렘데시비르의 개발사인 미국계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도 전날 코로나19 중증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의 초기 결과를 공개했다.

임상시험에서 길리어드는 중증환자 200명에겐 5일간, 197명에겐 10일간 렘데시비르를 투여했는데 두 그룹 모두 절반 이상이 14일 이내 완치돼 퇴원했다. 5일 투약 그룹에선 65%, 10일 투약 그룹에선 54%가 14일내 코로나19가 완치됐다.

그러나 사망 사례도 있었다. 5일 투약 그룹의 8%, 10일 투여 그룹의 11%가 결국 목숨을 잃었다. 메스꺼움과 급성 호흡 부전 등의 부작용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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