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회복 자신했는데" 인수 연기에 아시아나 '당혹'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0.04.2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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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국인의 입국 제한 등 금지하는 나라가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 사진=인천=이기범 기자 leekb@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국인의 입국 제한 등 금지하는 나라가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 사진=인천=이기범 기자 leekb@


"6월을 기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아시아나항공 (11,210원 ▲20 +0.18%)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조심스럽게 6월을 기점으로 상황이 바닥을 치고 개선될 거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불과 며칠 후 아시아나의 상황은 다시 '시계제로'가 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주식 취득을 무기한 연기하면서다.

HDC현산-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의 아시아나 인수 백지화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든다. 코로나19(COVID-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 우려가 커진다. 양대 국책항공사 중 하나인 아시아나의 표류가 장기화될 경우 상황이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HDC현산은 29일 공시를 내고 당초 30일이던 아시아나 주식취득 예정일을 삭제, 변경했다.

항공업계와 증권업계는 이에 대해 HDC현산의 아시아나 인수가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되면서 아시아나 재무부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HDC현산이 인수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시아나 측은 동요를 자제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HDC현산이 수차례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언론 보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시아나는 승객운송과 화물수송 비율이 8대 2 정도다. 코로나19로 항공여객 수요가 그야말로 뚝 끊긴 현재 상황은 재앙이나 다름없다. 국내선 일부가 그나마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주력이자 가장 수익성이 좋은 중장거리 노선은 거의 모두 멈춘 것이나 다름없다.

핵심 변수는 중국과 미국이다. 아시아나는 중국이 내달 21일 개최하는 양회를 기점으로 하늘길을 다시 열면 운영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까지 현실화될 경우 아시아나로서는 회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여기에 정부의 1조7000억원 유동성 긴급지원이 발표됐다. "회생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HDC현산이 주식 취득을 연기하면서 다시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아시아나가 주인찾기에 실패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각종 경영혁신 작업이 속도를 내기는 어려운 조건이 된다.

인수에 부담을 느낀 HDC현산이 산업은행 등에 추가적 지원을 요청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어떤 형태로든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데는 관련업계가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정상화 후 '이익공유' 등을 지원 조건으로 요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희영 항공대 교수(경영학)는 "코로나19 타격에 따른 지원은 대상이 개인이든 기업이든 조건 없이 이뤄져야 한다"며 "'일단 도와줄테니 나중에 얼마를 내겠느냐'는 식으로는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처한 기업에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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