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브의 '내돈내듣' 캠페인.
총 재생횟수에 좌우되는 비례배분제…네이버 "쏠림현상으로 사재기 유발"현재 카카오(멜론), KT(지니뮤직) 등 국내 모든 음원 스트리밍 업체들은 '비례 배분' 방식으로 음원료를 정산한다. 이용자들이 업체에 낸 총 금액을 전체 이용자의 총 재생 횟수로 나눠 곡당 단가를 산정하고, 여기에 특정 음원의 재생수를 곱해 저작권자들에게 배분하는 것이다. 이 경우 음원의 총 재생 횟수가 저작권료의 기준이 된다. 이 때문에 총 재생 횟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인기 뮤지션이나 팬덤이 두터운 유명 아이돌들이 전체 음원료의 상당 부분을 가져간다.
네이버는 '비례 배분' 정산 방식이 야기하는 '쏠림 현상'을 경계한다. 재생 횟수가 많은 히트곡에만 돈이 몰리면서 차트 상위에 올리기 위한 가짜 스트리밍, 사재기 어뷰징 등이 시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태훈 네이버 뮤직비즈니스 리더는 "비례배분 정산 방식에선 차트 상위 히트곡은 음원료로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며 "이를 겨냥해 차트에 올리기 위한 가짜 스트리밍과 사재기 어뷰징 등이 사회적인 문제로 부상했다”고 지적했다.
'이용자 중심' 정산 방식은 각 이용자가 들은 음원에만 정산을 해준다. 총 재생 횟수와 관계없이 이용자 개인이 재생한 횟수만을 기준으로 저작권료 단가를 정한다. 이용자별로 음원 단가를 매겨 정산하기 때문에 업계에서 사재기 방지 방안으로 제시돼왔다. 이 방식은 개별 이용자 지출 금액을 개인 월별 재생 수로 나눠 1곡당 단가를 산정한다. 이후 개인이 특정 음원을 재생한 횟수를 곱해 저작권료를 확정한다.
최근 네이버가 음원료를 '이용자 중심' 정산 방식으로 시뮬레이션 한 결과에 따르면 소수의 팬이 무한정 음악을 재생했던 가수의 정산금은 대폭 줄었다. D 음원의 경우 6명이 한 달에 총 3만 481회를 들었는데, 1인당 평균 5080회 꼴이다. '스밍 총공'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D 음원에 대한 정산료는 비례배분 방식에선 18만 3996원이었지만, 이용자중심 방식을 적용했더니 94% 감소한 1만 1318원으로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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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일각에선 이용자 중심 정산의 높은 비용 탓에 저작권자에게 배분되는 수익이 감소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계산이 복잡해 운영 비용이 높아지면서 가수들에게 배분되는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 개개인의 스트리밍을 고려한 복잡한 회계 관행으로 추가비용이 발생한다"며 "뮤지션에게 분배할 수 있는 저작권료가 감소할 수 있고 증가된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태훈 리더는 "이용자 단위로 정산해야 하기 때문에 10만명이 이용자가 있으면 10만번 하면 되는 것"이라며 "컴퓨팅 파워나 빅데이터 기술이 좋아져서 비용이 증가할 우려가 없다"고 반박했다.
공정 코드 뽑아든 네이버, 시장 판도 바꿀까…멜론·지니뮤직, 기존 방식 고수음원 정산 방식을 놓고 1, 2위 사업자인 멜론(카카오)·지니뮤직(KT)과의 대치 기류도 흐른다. 네이버의 이용자중심 방식 도입에 멜론과 지니뮤직은 기존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음원 수익 배분에는 가수, 작곡가, 제작사, 음악저작권협회 등 여러 입장이 얽혀 있어서다.
업계는 후발주자인 네이버가 시장에 화두를 던지며 바이브의 존재감을 각인하려는 시도로 본다. 새로 도입한 이용자 중심 정산 방식이 '공정'이라는 명분이 있는 만큼 바이브 광고 효과도 노린 것으로 풀이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멜론과 지니뮤직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시장에서 기존의 불공정 시스템을 지적하며 인지도를 높여보겠다는 의도"라며 "이용자 중심 방식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바이브의 시장 확대가 더 수월해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