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RM 유튜브 라이브 갈무리.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로나19 여파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온라인 강의 등 교육을 비롯한 문화 콘텐츠 생산과 소비는 일시적 방편을 넘어섰다. 이제 사회적 거리두기는 코로나19가 지나간 뒤에도 일상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졌고 이에 따라 상당수 콘텐츠들은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예측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자선 콘서트 '원 월드: 투게더 앳 홈'에 참여한 테일러 스위프트. /사진=유튜브 캡처
협업 곡은 각자의 공간에서 부른 뒤 편집하는 방식을 따랐다. 한국 가수로는 유일하게 참가한 아이돌그룹 슈퍼엠은 각자 요리나 운동을 하다가 ‘위드 유’(with you)를 함께 불렀다.
‘온택트’의 성공 방정식을 구현한 주인공은 그룹 BTS(방탄소년단)다. 지난 18, 19일 유튜브 공식 채널 ‘방탄TV’를 통해 공개한 온라인 스트리밍 축제 ‘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는 약 24시간 만에 조회수 5059만 건을 기록했고 최대 동시 접속자 수는 224만 명을 훌쩍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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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콘서트와 팬미팅에서 보여준 공연 실황을 묶어 콘서트처럼 꾸민 무대에 팬들은 열광했다. BTS 멤버 진이 “공연 중 음식물 섭취가 가능하고 자리 이동도 괜찮다”고 운을 떼면서 분위기는 현장보다 더 자유롭게 연출됐다.
무엇보다 ‘온택트’ 문화에 걸맞은 새로운 기술과 문화를 창조함으로써 ‘대세 문화’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전 세계 응원봉(아미밤)을 블루투스로 연결해 영상 오디오 신호에 따라 아미밤의 색깔이 달라지는 기술을 적용했다. 팬들이 마치 한곳에 모여 응원하는 문화를 이끈 셈이다.
◇“무엇을, 어떻게 담을 것인가”…아이디어 경쟁 시대
클래식 공연과 전시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무대가 코로나19로 공연을 취소한 상황에서 대체재로 온라인 공연을 선보였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빈 국립오페라단, 베를린 필하모닉 등이 매일 한 편씩 설명 등을 곁들여 유튜브로 보여준다. 현장에서 비싼 티켓을 구하지 않고도 생생한 감상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세계적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도 관객 없는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에서 오르간 연주자와 단둘이 ‘어메이징 그레이스’ 등 5곡을 불러 유튜브로 공개했다. 이 영상은 3200만 조회수를 넘어섰다.
관객 없는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에서 오르간 연주자와 단둘이 공연하는 안드레아 보첼리. /사진제공=DECCA RECORDS
국내에선 휴관 중인 미술관들이 온라인으로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고 있다. 일찌감치 가상현실(VR) 전시감상 프로그램을 개발한 사비나미술관은 지금까지 총 29회의 전시를 VR로 제작했다. 지난 3월 VR 조회 수는 전달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전시 ‘모두의 소장품’은 전시에 그치지 않고 온라인의 특징인 ‘무한’을 이용해 설명에다 전시 참여 작가 인터뷰 등 전시 설치 전 과정을 공개했다.
◇‘거리두기 시대 거리좁히기’…온라인에선 더 가깝게
국립현대무용단은 온라인을 통해 현대무용의 매력을 알리는 작품뿐만이 아니라 셀프 영상, 홈트레이닝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했다. 무용수 25인의 셀프 영상 프로젝트인 ‘혼자 추는 춤’은 2분 분량의 무용으로 오는 28일까지 네이버TV와 유튜브를 통해 만날 수 있다.
5월 13일부터 5주간 공개되는 ‘유연한 하루’에선 홈트레이닝 콘텐츠로 스트레칭부터 현대무용의 다양한 동작까지 쉽게 배울 수 있다.
손흥민(가운데) 선수가 축구공으로 스트레칭하는 법을 영상을 통해 시연하고 있다.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국가대표에게 배우는 집콕운동’ 콘텐츠는 체조종목의 양학선, 여서정 선수의 영상에 이어 배구 종목의 이다영, 이재영 선수 등도 동참한다.
한 공연 전문가는 “대세로 떠오른 ‘온라인’에선 무엇을, 어떻게 담을 것인가에 대한 차별화 고민이 오프 무대보다 더 치밀하게 요구된다”며 “코로나19를 계기로 문화 영역에서도 온라인 무한 경쟁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